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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Dec 01. 2019

나의 자존감은 안녕한가.

독서노트 #11 < 자존감 수업 >

자존감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self-esteem)다.
곧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지 또는
낮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레벨을 의미한다.


나의 자존감은 어느 정도일까? 100점 만점에 몇 점이나 될까? 내가 생각하는 점수와 남이 생각하는 점수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 자존감 수업 > 책은 여러 번 읽었다. 4년동안 한 3~4번 넘게 읽은 것 같다. 누군가 자신감이 많이 없거나, 우울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것 같아 위로의 책이 필요할 때 자주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감이 많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선정해서 진행해 봤는데, 매우 놀라운 경험으로 기억한다. 멤버 중 한 명은 이 책에 대해 그렇게 많이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수가 그 사람을 볼 때, 그 멤버는 자존감이 깨나 높아 보였다. 우리끼리 잠정 결론을 내린 바로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에겐 그다지 공감이 안 되는 책인 것 같다'였다. 그리고 약 1년 여 시간이 흐른 , 그 멤버가 "요즘 자존감이 자꾸 떨어지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그 즉시 우리 독서 모임 멤버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이제 <자존감 수업> 책을 다시 읽을 때가 되었다."라고 말이다. "이제는 엄청 공감할 거라고. " 하지만 그 멤버는 <자존감 수업> 책을 다시 읽지 않은 모양이다. 역시 자존감이 높은 게 분명해!



  자신이 처한 상황이 혼자만의 문제라고 여겨질 때 그만큼 힘이 든다는 뜻이 된다.
시련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혼자라고 느끼면 외롭고 괴로운 감정까지 추가되기 때문이다.
- p119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엄청난 우울감에 시달렸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 바로 이거였다. 내가 처한 상황이 완전히 처절하게 나 혼자만의 문제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나는 탈출구가 없었던 것이다. 동기들 중에 유일하게 처한 최악의 상황들의 반복이 나를 '외로움'이라는 감정의 바닥까지 끌고 내려갔던 것이다. 물론, 몇 개월 뒤에 동기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고통을 호소했지만, 나는 시련을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 '내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직장에서 내 얘기를 들어주는 단 세 명만 있어도 버틸 수 있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어디선가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 주변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자신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동질감을 바로 느끼게 될지 모르니까.


적당한 거리가 나를 지켜준다
  인간관계가 힘든 사람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거리감이다.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거나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는 빨리 포기하는 게 낫다.
나랑 맞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고, 안 맞는 사람에게는 집중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 p143

  퇴사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의 80%가 그 원인이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도, 모두와 친하게 지낼 필요도 없다는 사실만 깨달으면 한결 직장생활을 하기 수월해진다. 하지만 누군가 그러한 사실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한 번씩 이렇게 되뇌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상처를 심하게 입었거나 상처가 오래돼 병적 상황이 길게 지속되는 경우 모든 게 엉켜버린다. 감정 중추와 기억 중추가 뒤죽박죽 되어버리는 것이다. 슬픔이 차오르면 슬펐던 기억만 나고, 화가 나면 화가 났던 기억만 떠오른다. 부정적 기억만 남아 있으니 더 부정적인 감정만 차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또한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과거, 현재, 미래도 뒤섞인다. 심지어 나의 상태와 남의 상태도 엉커 버린다. 과거에 받은 상처인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앞날의 걱정으로 확대되고 '난 형편없어'라는 생각은 '남들도 나를 우습게 볼 거야'로 확대된다.
- p158

  힘든 일을 겪고 나면, 마음의 상처가 우리의 모든 이성을 마비시킨다. 한 번 부정적인 기억과 감정의 늪에 빠지게 되면, 그곳에서 헤어 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스스로 빠져나올 능력을 많이 상실해 버리니까. 빠져나오고 싶은 그 의지만 잃지 않는다면 언제든 기회는 열려 있을 것이다.



  공감을 말로 표현하면 "그렇구나"가 된다. 치료자들은 하루 종일 "그랬군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런 생각이 들었군요" "그래서 그렇게 화가 난 거였군요"라는 말을 한다. 공감하며 대화하다 보면 내담자와 치료자에게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소거된다.
  공감은 비난에 대처하는 가장 고차원적인 스킬이다. 나를 비난하는 상사에게 이런 식으로 말해보자. "죄송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시간을 지체해서 곤란해지셨지요.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공감을 건네면 상대는 공격성을 잃는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최소한의 비난만 경험한다.
- p262

  "그렇구나"와 같은 말이 얼마나 큰 공감이 되고 격려가 되는지 나는 잘 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고, 내가 가장 많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제로 매우 효과적이다. 공감의 말을 자주 사용하면 사회에서 나도 모르게 만들어지는 정치적인 '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비난의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최대한 방어하여 최소한의 상처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습관적으로 이런 공감의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경험적으로 느낀 바로는, 이런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내가 공감의 말을 자주 건네도 반응이 다. 이럴 때 사실 약간 난감하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한테는 공감의 말로서 상대의 대화 흐름을 끊기보다는 아무 말 없이 들어주는 게 효과적이기도 하다.


자존감은 감정적으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성적으로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결정을 존중하는 능력이다.

 

나는 감정적으로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성적으로 나의 결정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어디 한 번 점수를 매겨볼까?



* 책 제목 : 자존감 수업

* 저자 : 윤홍균

* 출판사 : 심플라이프

* 출판 연도 : 2016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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