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31 < 기획자의 습관 >
말로 하는 언어, 말이 아닌 암호, 표정, 제스처, 음악, 회화, 건축 모두가 의미를 실어 나르는 '기호'가 된다. 이 기호들을 이해하고, 의미를 공부하고, 그 의미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될 때는 과감히 해체하여 재구축하는 과정을 기획이라 부른다.
- p13
그래서, 기획은 곧 디자인이다.
기획은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공식이 아니라, 일상을 관통하는 습관이다.
그리고 습관의 끊임없는 '진화'만이 기획을 기획답게 만들어준다.
- p14
동일성과 차이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반복과 극복
기획은 이 둘 사이의 줄다리기다.
사실 기획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어떻게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곧 기획이다. 기획은 '어떻게 하면'이라는 '방법'의 차원과 '되지'라는 '효과'의 차원을 동시에 담고 있다.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하고, 그것이 효과로서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좀 더 있어 보이게 표현하면, 기획은 특정 대상에 대해, 특정한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행동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 p28
혼자서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조차도 커다란 시선에서 대화라고 할 수 있다면, 대화를 통하지 않고 사유하는 건 불가능하다. 모든 사유는 곧 대화이고 대화 없이 사유하는 사람도 결국 없는 것이다.
기획은 목적 달성을 위한 행동 설계다. 그 설계가 생각의 힘에서 비롯된다면, 대화 없는 생각은 없으므로 기획은 결국, 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 없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획력은 바로 그 생각에서 비롯되므로, 대화 없이 기획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 p169
'게으름'에 대한 나의 정의는 육체노동 시간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하루에 육체노동을 2~3시간만 하더라도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면 게으르지 않다. 판단을 재빨리 중지하고 결론을 손쉽게 도출하는 것, 너무나 손쉽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이다.
기획을 할 때 내 스스로 경계하는 건 '적당한 타협'이다. ...
게으름은 '새로운 관점의 포기'를 의미한다.
- p263
기호학에서는 일정한 맥락 안에 숨겨진 의미를 '공시'라 정의한다. 표면적 의미는 '외시'라 칭한다.
기획자의 생각은 '외시'를 정리한 후 반드시 이면에 있는 '공시'를 향해야 한다.
- p266
기획에는 정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