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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Jan 02. 2020

어쩌다 책, 어쨌든 책.

독서노트 #43 < 책 잘 읽는 방법 >

읽지 않은 책에 죄책감 갖지 않기


아마 이 책 <책 잘 읽는 방법>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부분을 꼽는다고 하면 단연 이 말 일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잘 모르지만, 나는 집에 쌓여 있는 책들에게 늘 많은 미안함과 죄책감을 갖곤 했다. 괜히 책을 사면 그 안의 지식과 지혜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바쁜 일상 속에 독서에 많은 시간 투자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책을 읽는 속도가 책을 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배달의민족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이 책의 저자 김봉진 대표는 책의 초반부에서 '읽지 않은 책에 죄책감을 갖지 말라'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모든 부담에 대해 갖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책을 소중히 다루지 말라고,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다고,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다고 말이다.


집이나 사무실 곳곳에 읽지 않은 책이 쌓여 있죠.
볼 때마다 괜히 찔려요.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이 들고
내가 게으른 건 아닐까, 의지가 약한 건 아닐까 하고
죄책감 같은 게 생기려고 하죠. 모처럼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할라치면 아직 끝내지 못한 책이 눈에 밟히고요. 새 책을 살 때는
더더욱 읽지 못한 책들에 미안해지지 않나요?
양다린 걸치는 느낌적 느낌...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더 많은 책을 읽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시켜서 두세 모금 마시고 나올 때
죄책감까지 느끼지는 않잖아요. 그저 좀 아깝다 하는 정도인데,
유독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그런 걸 느끼죠.
... 책을 끝내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냥 책에 미안한 생각을 버리고 쿨하게 여기세요.

- p31


저자의 최초 책 읽기 계기는, 군대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참이 말 거는 게 좋을 리 없는 군대에서, 두꺼운 책을 읽고 있으면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 책을 읽었다는 얘기다. 사람들마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각자 다를 것이다. 나도 힘든 시기에 우연한 계기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러고 보니 책은 사람들에게 탈출구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나만의 책 지도 만들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자 자신만의 서재를 통해 책 지도를 만들어보라는 거예요.
저 책의 저자는 누구의 영향을 받았고, 반대 주장을 하는 인물은 누구고, 이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한 권의 책은 온전히 한 명의 저자가 혼자서 생각해서 쓴 책이 아니에요. 우리도 그렇잖아요.
자연스레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나 본 것들에 내 생각들이 더해져서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내죠.
아무리 위대한 사상을 펼친 저자라도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사상을 만든 사람은 없어요.
이 과정을 책과 책 사이의 지도로 만들어보는 것이죠.

- p121


나만의 책 지도라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인데,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그동안 읽은 책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져왔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지도를 그려 파악해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책을 더 읽고 싶은지 지도를 또 그려보고 싶어 졌다. 무엇보다 내게 많은 영향을 미친 저자나 그 분야가 있을 것 같은데, 누구이며 왜 그런지도 정리해 보면 앞으로 나의 책 읽기 방향에 새로운 여정이 탄생할지도 모를 거란 기대감이 솟구친다!


아이교육에 동영상이 좋을까요, 독서가 좋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동영상 콘텐츠로 지식을 습득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요. 책보다는 포털, 포털보다는 유튜브를 찾죠.
웬만한 내용은 모두 동영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글의 시대에서 영상의 시대로 넘어가는, 아니 아이들 관점에서는 이미 넘어가버린 시대에 계속 책읽기를 가르치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추론적 사고방식과 논리력이 증가하고,
둘째는 글 속의 여백을 토해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요.

- p151

동영상이 대세가 된 이 시대, 책이 더 희소해질 것 같다. 한편으론, 이렇게 편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물질문명에 따라 특정 세대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아직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나의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에 있어서 아직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은 쉽게 없앨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항상 중심잡기, 마치 평행봉 위를 걷는 기분이다.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
-5란 보이지 않는 것인데 우리는 어떻게 보이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
이런 철학적인 질문 끝에 싸움에서 지지 않는 방법을 알려줘요. 마침내 나폴레옹을 만난 테오가 비결을 묻죠.

"비결?"
"이기는 비결 말이에요."
그는 마치 내가 우리 교실 벽에 걸린 지도라도 되는 것처럼 빤히 관찰하더니 대답했다.
"비결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너무 작은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거야."
"그것뿐이에요?"
"인생에서 필요한 건 그것뿐이야. 항상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 p166


항상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족 내에서도 형제간의 비교와 경쟁,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알게 모르게 남들과의 비교와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으레 나보다 잘하고, 나보다 뛰어나고, 나보다 멋진 남에게 기가 눌려 작아지곤 한다. 자존감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저 책의 말처럼, '인생에서 필요한 건 항상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거 하나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잘 살기 위해 필요한 지혜, 강인한 겸손
머리말에 '책을 읽으면 잘 살 수 있나요?'란 질문을 통해 책읽기에 대한 의미를 살펴봤는데요.
전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다 잘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삶을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수많은 크고 작은 결정들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해나갈 수는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큰 운명 자체를 바꾸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정해진 운명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사는 지혜를 키울 수 있겠죠.
우리는 이것을 '삶의 지혜'라고도 하죠.
소크라테스는 지혜 중의 지혜, 궁극의 지혜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무지의 지'라고 했어요. 공자도 같은 맥락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이다"라고 했죠.

 - p251


강인한 겸손. 그것만큼 어려운 것이 있으랴. 나는 당장 소크라테스가 될 수도 없고, 공자가 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들의 지혜를 발판 삼아, 배우려는 노력은 꾸준히 해 볼 가치가 있다.

책을 읽는다고 모두가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그저 책이 좋아서 읽는 사람도 많다. 오늘보다 내일 좀 더 나은 결정을 하고 싶고, 어제보다 오늘 한 뼘만 더 현명해지고 싶은 마음에 묵묵히 책을 읽어보련다.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어쩌다 책을 읽기 시작했고, 어쨌든 책을 읽고 있다.

새 해 목표에 책 50권 이상 읽기를 다시 넣었다.

작년에 독서 목표가 빠져있었는데, 없다보니 독서량이 줄었다.

연초, 새 해의 계획을 세우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는 지금. 마음을 다잡아본다.


항상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계획만 앞서고, 생각만 깊게 하다가 정작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른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전략을 수정한다. 완벽하지 않은 기획이라도 일단 작게 시작하기! 어쩌다 시도를 하다 보면, 어쨌든 지속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 책 제목 : 책 잘 읽는 방법

* 저자 : 김봉진

* 출판사 : 북스톤

* 출판일 : 2018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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