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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한 Feb 18. 2018

스켈레톤 금메달 만든 이용 감독의 믿음 리더십

윤성빈의 금메달은 홈트랙 효과 때문만 이었을까요?

내가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 획득 장면을 지켜보며 눈물 흘린 순간은 썰매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도 아니었고, 윤성빈 선수가 환호하는 모습에서도 아니었다. 환호의 순간 카메라는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리는 이용 국가대표팀 감독의 모습을 비추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설 연휴에 부스스 TV를 시청하던 내 얼굴에도 갑작스런 눈물이 흘러내렸던 것이다.




스켈레톤이라는 종목 이름 못지않게 낯선 금메달 소식이었다. 1차, 2차 경기부터 줄곳 1위를 유지하던 뉴스 소식을 접하던 터인지 4차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은 유도의 한판승 같은 짜릿한 감동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용 감독의 인간적인 눈물은 그동안 선수들과 코칭스텝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보여주는 말이 필요 없는 장면이었고, 이내 우리에게 설날 최고의 선물이 돼 주었다.


또한, 이용 감독의 눈물은 '홈트랙의 효과 덕분이었겠지' 라며 금메달의 값어치를 속단할뻔한 나의 경솔함을 일깨웠다. 나는 그 눈물의 의미를 어느 정도 확신하며 대표팀의 발자취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홈트랙의 효과는 분명 있었다. 썰매 종목이 펼쳐지는 슬라이딩 경기장은 경기장마다 모양이 전혀 다르다. 경기장에 익숙한 개최국 선수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팀이 홈트랙 효과가 아니었어도 승리했을 증거는 충분했다.



< 윤성빈이 홈트랙 효과가 아니어도 금메달을 땄을 세 가지 이유 >

1. 윤성빈은 스타트의 제왕이다

스켈레톤은 스타트 기록이 승리를 좌우한다. 스타트에서의 1초 차이는 피니시에서 최소 3초의 차이를 만든다.  


윤성빈의 올 시즌 월드컵 스타트 기록 및 순위   

1차 2위(4초81) 2위(4초82)

2차 1위(4초51) 2위(4초52)

3차 1위(4초52) 1위(4초50)

4차 2위(4초91)

5차 1위(4초85) 1위(4초80)

6차 2위(4초96) 1위(4초94)

7차 1위(4초76) 2위(4초76)


2. 윤성빈은 세계랭킹 1위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 깜짝 스타가 아니다. 윤성빈은 지난 시즌 월드컵 우승을 5회나 한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선수다. 그는 어느 나라, 어느 경기장에서나 우승을 해왔던 것이다.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2017~2018 시즌 월드컵 우승 5회, 준우승 2회


3.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1~2012 시즌 데뷔 후 7년간 갈고닦아 온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줬다. 4차례 주행 합산 3분 20초 55를 기록한 윤성빈과 은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와의 격차는 1.63초다. 올림픽 사상 최대 격차 우승이라고 한다. 2, 3위의 격차는 0.02초에 불과했다.




이용 감독은 스켈레톤 종목뿐만 아니라 봅슬레이팀도 함께 이끌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해 봅슬레이팀을 이끌며 세계 랭킹 45위에서 1위까지 달성하는 우여곡절을 이야기했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비인기 종목으로써의 시련들을 겪으며 당당히 봅슬레이 불모지를 희망의 땅으로 만들었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의 가능성이 없으니 코치진과 선수단을 교체하겠다는 관계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역경을 이겨내어 같은 해 월드컵 아시아 최초 2 연속 우승을 일구어 냈다. 이용 감독은 꿈이 현실이 되는 방식으로 다섯 가지 과정을 강조했다.


1. 꿈을 꾸는 것만으로 꿈이 되지 않는다.

2. 꿈을 목표로 만들어야 한다.

3.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계획한다.

4. 꿈을 향한 목표는 계단의 모양과 같다.

5. 목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특히, 봅슬레이 전복 사고 등의 극한의 어려움을 겪을 때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계획하는 것'에 집중했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독일 등의 봅슬레이 감독들을 쫓아다니며 밥을 먹고 차를 먹자고 애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나씩 차근차근 정보를 수집해 갔고, 훈련에 적용하며 한 단계씩 목표의 계단을 올라섰다.



마지막으로 그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수들의 기록을 끌어낸 것은 특별한 리더십이 아니었다고 한다. 단지 선수와 감독 간의 믿음, 힘든 환경과 편견을 오랫동안 함께 견뎌 낸 서로 간의 그 믿음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한다. 


윤성빈 선수의 아이언맨 헬맷이 화제였다. 아이언맨은 영화 속의 영웅일 뿐이지만, 올 겨울 금메달을 선사한 당신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정한 '히어로' 였다고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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