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밤의 중앙광장
위이잉 위이잉
홀로 신음하는 냉장고 소리
한 서린 귀신이 서글피 울고 있나
겨울바람이 외로워 숨어들었나
밤에 취한 나방이 비틀거리나
눈이 감길수록 귀는 더 뜨이고
상상 공장의 떠들썩한 가동 소리에
그 시절 소녀가 되어버린 난 덜컥 겁이 나서
머리카락 보일라
이불을 꽁꽁 덮고
방어막 주문을 걸고
이제는 안전하다고
밤의 존재들이 나를 발견할까 봐
소름 돋는 소리도 들키지 않으려고
눈물방울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내뱉는 숨조차 가만히 새어 나와
고요를 깨는 몸의 긴장
살금살금 털어내고
생각 소나기 맞았던 밤을 뒤로하고
슬그머니 적막으로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