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문장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법정, <무소유> 중에서
2) 문장과 연결된 나의 생각
소유는 헛된 환상이다. 오롯이 대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일방통행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소유는 상호 연결이다. 내가 가진 것들이 내게 영향을 끼친다.
며칠 전 나는 충동적으로 비싼 목도리를 샀다. 과소비했다는 후회도 잠시,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밖을 나가니 마치 나의 가치가 올라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내가 입고 있던 싸구려 옷도 목도리와 함께 신분 수직 상승을 이뤘다. 그 요사스러운 물건이 내 복장뿐만 아니라 내 정신세계까지 파고들었다.
이제는 작은 물건 하나를 가질 때도 심사숙고해야겠다. 내가 가고자 하는 삶의 철학과 비슷한 방향을 가진 것들을 내 삶에 들이고자 한다. 소유보다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존재와 관계를 맺고 싶다.
○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스터디]_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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