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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윤 Jun 05. 2019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임신 초기


이상 징후를 느끼다


 바쁜 학기 초를 보내고 있을 무렵, 이상 징후를 느끼기 시작했다. 갑자기 생전에 없던 냄새 울렁증이 시작된 것이다. 음식 냄새를 맡으면 특히, 고기 냄새를 맡으면 유독 울렁거렸다. 처음에는 '속이 안 좋아서 그런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자 임신 테스트기를 주문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임신 테스트기의 결과를 기다렸다. 그 전에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임신 테스트기를 자주 사용하곤 했지만 항상 1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별로 큰 기대가 없었다. 1분이 지나고 테스트기를 확인했더니.. 오 마이 갓! 2줄이었다. 정확한 2줄이었다. 마침 지방에 계시는 엄마가 일로 인해 우리 집에 머물고 계셔서 다음 날 함께 병원에 가기로 했다.



임신 7주 차입니다


 직장에 조퇴를 내고 떨리는 마음으로 산부인과로 향했다. 엄마와 함께라서 괜히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도착해서 접수를 하고 차례를 기다렸다. 간호사 선생님이 내 이름을 호명하며 진료실로 안내해주셨다. 의사 선생님과 마주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질내 초음파로 자궁 상태를 확인했다.


축하합니다. 임신 7주 차입니다. 


 나는 이 대답을 들으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임신이라고 확정을 받으니 무덤덤했다. 기쁘지 않아서도 아니었고 행복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엄청난 변화를 기대했지만 평상 시와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렸다. 남편은 정말 기뻐하는 눈치였다. 사실 남편은 나의 임신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왜냐하면 결혼 전 갑상선 수술도 했었고, 결혼 후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늘 남편은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걱정했다. 남편의 이러한 생각이 나에게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남자 입장으로서는 불안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축하합니다, 임신 7주 차입니다.


 우리 부부는 내가 진단받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1년은 계획해야 임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가뭄에 콩 나듯 시도를 하는 중이었다. 그마저도 부장 교사라는 직책을 확정받으면서는 임신 시도를 멈추고 내년을 기약하자고 했던 일들이었다. 그런데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옛 말처럼 예상보다 빠르게(?) 아이가 생겼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알지 못했다. 나의 임신으로 내가 어떠한 일들을 겪게 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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