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가르쳐야 하는 시기

- 우리 딸에게 사랑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by 글쓰는장의사

학교를 마치고 할머니 가게에 같은 반 남자 친구랑 같이 왔다고 들었다.

"아니야! 예전부터 알던 친군데 같은 반이 돼서 놀러 온 거야"

"그래? 알겠어 히히히"

웃음이 나왔다. 귀엽기도 했고, '이제 고작 10살인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 이제 알 나이도 되었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은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내 딸에게 사랑에 대해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고민이 된다. 그저 스스로 알아가기에는 너무 어려운 숙제가 아닐까 하는 괜한 염려가 된다.


실패만 했던 아빠가 성공적인 사랑을 가르쳐주기에는 무리가 있는 걸까?

왜? 나는 부모님께 사랑에 대해 배우지 못했을까?

배웠다면 나는 실패하지 않았을까?

그럼 그 길었던 고통의 시간을 경험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사랑은 너무 어려운 과제라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하는 걸까?


나는 내 딸이 실패는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사랑을 하지는 않기를 바랄 뿐이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 아이의 고통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래서 언젠가 그때가 오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 아빠는 실패를 했으니,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너는 아빠 같은 사랑의 실패자가 되지 말아라.'라고 가르쳐주고 싶다.




아이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는데, 생각지 못한 결론이 나왔다. 사랑에 대한 나의 태도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실패를 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랑. 그게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방식이다.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니 그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줄 뿐이었다. 이게 잘못된 건가? 이렇게 하면 무조건 실패를 하는 건가? 나의 경험은 그랬다. 매번 실패를 했고, 그 결과에 대한 후유증은 생각보다 견디기 힘들었다.


아이에게 이렇게 사랑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은 못 하겠다. 그렇다고 사랑이 끝날 때에 찾아오는 허탈감과 고통을 느끼게 하고 싶지도 않다. 아빠의 욕심인 건가? 사랑은 원래 아픈 게 맞는 건가?


그래 사랑을 가르치기에는 나의 능력을 벗어나는 영역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책임을 가르쳐야겠다. 사랑에 대한 책임. 모자란 아빠가 생각해낸 가장 현명한 선택. 다시 말하지만 부족한 내 기준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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