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이켜 보면,
사실 나는 아빠 손잡고 과자를 사러 간 기억은 없다.
아마 단 한 번도 없는 것은 아닐 텐데 그만큼 많이 가지 않았나 보다.
그런데 내가 지금 아들 손을 잡고 과자를 사러 가면 아빠가 생각이 난다.
내가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서 그렇지는 않다.
언젠가 한번 엄마가 이런 말을 했었다.
내가 정말 갓난아기 일 때, 나를 보면서 아빠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놈이 언제 커서 아빠 백 원만 줘라고 말을 할까?"
요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들을 보면서 그때 그 말을 했던 아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려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조그만 아기.
입만 오물거리고,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어느덧 자라서 혼자 걸어 다니고,
제법 말도 하는 아이가 되었다.
아들의 성장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언제 이렇게 컸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은 손이 많이 가는 아이이지만,
불과 며칠전만 하더라도 누워있던 아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도 나를 보면서 이런 마음과 생각이 들었겠지?
그때마다 괜한 장난으로 그 마음을 표현했겠지?
당시에 그 장난들이 나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왔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의 서툰 표현법이었나 보다.
나의 아들에게는 든든한 거목이 되어줄 할아버지가 없다.
나에게는 공감과 감사의 말을 전할 아빠가 없다.
그래서 나는 항상 다짐을 한다.
건강하게 아이들 옆에 오래 지키고 있어 줘야지.
나는 든든한 할아버지 역할도,
아들에게 공감의 말과 감사의 말을 듣는 아빠도
다 되어주어야지.
내 아이들은 결핍을 느끼지 않게 해 줘야지.
아들을 통해서 아빠를 공감하게 되고,
아빠를 통해서 아빠의 역할과 책임을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