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우리 집에 와?

by 글쓰는장의사

딸이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는 말이 조금 이상하다.

우리 집?

나는 오랜 시간 딸과 떨어져 지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아직도 나에게 저런 질문을 한다.

그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너무 미안하다.

할머니와 7년째 지내고 있는 딸.

아빠가 있지만 매일 보지 못하는 아이의 심정은 오죽할까...

그래도 우리 딸은 성숙한 편이다.

언제나 내가 집을 나설 때면

"아빠 잘 가~"

"아빠 또 놀러 와~"

라고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죽도록 미안하다.

그래서 2019년 5월 모든 걸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약 3년간의 방황을 끝내고 아이 곁으로 돌아왔다.


같이 지낸 지 1년이 다되어 가지만 습관이 되어버린 딸의 질문은 아직 그대로다.

"아빠 오늘은 우리 집에 와?"

그런데 지난주 새로운 말을 들었다.

"음... 목요일은 못 오고, 금요일은 오고.... 그럼 일요일은 집에 오겠네?"

일의 특성상 24시간 근무를 하다 보니 이틀에 하루만 집에 들어간다.

이제 아빠의 생활패턴을 알게 된 것이다.


"아빠 일요일 브롤 같이 해!"

"음... 미안... 재미없어"


10살짜리 딸보다 더 철없는 아빠다. 아이가 너무 좋아하길래 몇 번 같이 해준 게임.

이제 틈만 나면 같이 게임을 하자고 조른다.

나도 모르게 진심이 튀어나와 버렸다.

"한판만 같이하자~. 아빠랑 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

"ㅎㅎㅎㅎㅎㅎㅎ"

기분은 좋았다.

날 꼬시려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나는 진심이라고 믿을 생각이다.

다가오는 일요일에는 잠깐이라도 같이 게임을 해줄 생각이다.


"너 때문에 자꾸 져"

"아니야! 그럼 내가 젤 잘하는 캐릭터로 할게!!"


이러면서 서로 못했다고 티격태격하겠지

그래도 가끔은 이런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행복하다.

무엇보다 그동안 돌봐주지 못한, 아니 옆에 있어주지 조차 않았던 내 잘못에 대한 뉘우침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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