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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15. 2016

핀란드의 주말 저녁

행복 뭐 있나요

날씨가 좋으면 소풍을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늦은 밤부터 비가 오네요.


남편과 장을 보러 나갑니다. 아이들은 마트에 따라나서질 않아요. 더이상 마트는 흥미로울 것 없는 곳일 뿐더러 엄마아빠가 집을 비우면 온전히 자유시간이 주어지니까요. 자유시간에 아이들은 편한 자세로 십중팔구 책을 읽습니다. 집을 비운다고 해서 엄마로서 경계를 해야할 만한 일은 없어요.


' 여보! 이거봐!!! '

앙증맞은 병모양과 예쁜 색감의 과일맛 맥주가 보여요.


' 한 번에 한 개만 사시오~'

세 가지맛 중에 무슨 맛을 먼저 살까 즐거운 고민을 합니다. 오래 전 중국 청도여행 중 마셨던 사과맛 맥주가 생각이 나서 사과맛을 먼저 골라잡습니다. 체리맛과 포도맛은 다음에 와서 사야 겠어요.



' 아빠! 고기 사오세요!!! '

집을 나서는 아빠의 등 뒤에 아이가 외쳤습니다. 남편은 고기를 고릅니다. 그 사이 생선코너를 둘러 봅니다. 혹시나 오늘은 연어말고도 다른 생선이 있으려나...


고등어가 두 마리 있습니다. 서너달에 한 번꼴로 아주 귀하게 고등어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한국에서 먹던 고등어는 상당수가 노르웨이산이었는데 노르웨이 옆 나라 핀란드에는 고등어도 귀합니다.


고등어도 싸달라고 해서 사왔습니다. 숯을 피워 그릴에 고기도 굽고 소금간을 살짝 한 고등어도 굽습니다. 아까부터 궁금했던 맥주맛도 봅니다.


앞 집 형제들은 오늘도 나와 축구를 하네요. 자전거 타고 지나던 건너편 집 아이가 자전거를 내려두고 축구에 동참해요. 마을 입구쪽 가족인가 봅니다. 누구네 집인지 잘 모르겠지만 익숙한 모습이에요. 우리 이웃들 늘 그렇듯 유모차를 끌고 이제 막 걷기 시작했을 법한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커다란 개를 앞세워 산책을 합니다.



행복, 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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