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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ug 04. 2016

맛있으면 된거지, 다른 뭐시 중한디!

청국장의 매력

일전, 지성작가님이 올리신 청국장 관련 글을 읽고 나서 청국장이 너무나 먹고 싶어졌었다. 뭉글뭉글 콩덩어리위에 호박이며 두부가 듬성듬성 얹어진 청국장...


일단 독일마트에 두부를 주문한다. 유럽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식단을 책임져 주는 고마운 독일마트. UPS 배송시스템도 온라인 쇼핑몰도 얼마나 고마운 현대사회의 산물인지 모르겠다.


유럽에서도 핀란드는 변방에 속한다. 배송에만 4일이 걸리기 때문에 주문날짜와 상관없이 목요일부터는 배송이 시작되지 않는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물건이 들어오는 주말에 빛의 속도로 필요품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하는 것이다. 주말에 노느라 정신줄을 잠시 놓고 있노라면 김치나 두부 등 인기품목은 이미 품절되기 일수고, 입고가 제한적인 소량의 품목들은 구경조차 할 수 없다.


월요일 오전에 배송되어야 목요일에는 주문한 것들을 받아볼 수 있다. 그러러면 토요일 밤까지는 모든 주문이 완료되어야 한다. 그렇게 장장 일주일이상을 기다려 두부를 받아보았다.


깍두기 모양으로 썰린 두부는 청국장에 퐁당퐁당, 대파가 있었다면 송송 썰어 넣어보련만...


찌게로의 청국장보다 부추를 넣고 들기름 조금 넣어 청국장 한 국자 듬뿍 버무려 비벼먹는 보리밥이 먹고 싶었다. 보리가 없네... 작년 공수해 온 잡곡들 중 보리는 이미 바닥이 났다. 밥에 넣어 섞어 먹을 잡곡들이 다 떨어지면 다시 공수해 올 예정이지만 보리만 따로 구할 방법이 없으니 그저 하얀 쌀밥을 작은 스텐 볼에 담는다. 최대한 기분을 내보려고 양푼 비슷한 그릇을 골랐다.


이것저것 부족한 것 많은 한 그릇이지만 쓱쓱 비비는 그 순간만큼은 두근두근, 침이 절로 고인다.


아, 맛있다!


일전에 찍어 둔 청국장 사진을 보며 남편이 말했다.

우리 나라 음식, 참 맛있는데 비주얼은 좀 그래? 그치?


비주얼이 뭐시 중해.... 이렇게 맛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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