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s Lindman 테라스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남편을 회사에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면 8시 40분쯤이다. 아직은 다소 이른 시각이기도 하지만 아침식사준비에,시간맞춰 나가도록 세 사람을 채근하노라면 하루의 절반쯤이 지난 것만 같다. 게다가 한바탕 시내를 돌아 차고에 주차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커피를 한 잔 내려 그저 침대에 누워 책을 읽던 음악을 듣던 늘어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렇게 오늘도 코끝을 찌르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침대에 누워 어제 읽다 만 책을 들었다. 침실의 벽 하나는 온전히 유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커튼을 걷으면 싱그러운 초록벌판이 내다 보이고 그 위로 쏟아지는 황금빛 햇살이 반짝인다.
문득, 햇살이 너무 좋아서 유리창 너머가 아닌 온 몸으로 햇살과 부딪히고 싶었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다시 운전대앞에 앉는다. 두어 시간 운동을 한 뒤 개운한 상태로 마음 속에 점찍어 둔 장소로 향한다. 소박한 호사를 누리고 싶어서다.
Aura강변 이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싶었다. 이곳의 햇살은 언제나 눈부시다. 하지만 이 계절이 떠나고 나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햇살이다.
작년 이맘때는 몰랐다. 한 번 떠나갔던 이를 다시 만나보니 그 소중함이 사뭇 크게 와닿는다. 그래서 지금이 더욱 소중한가보다.
등이 따갑다.
좋다.
Hus Lindman
Turku, Aura강가에 위치한 식당 겸 카페입니다.
고개를 들면 시벨리우스 박물관이 보이고 그 너머로 투르크의 랜드마크 투르크대성당이 보입니다.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디저트 쿠키가 맛이 없어 딸기향 가득한 치즈케잌을 한 조각 주문했습니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