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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Sep 23. 2016

깍두기와 비스킷

오늘의 교훈-한 번에 하나씩만 하자!

컨디션이 돌아왔는지 아침부터 개운하다.

어쩌면 어제 독일에서 날아온 식재료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고 가슴에 앙금처럼 묵직하게 가라앉았던 까마귀씨가 떠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오랫만에 무를 손에 넣었다. 잔뿌리도 많고 맛있을리 없어 보이는 무지만 사랑해 주기로 한다. 너는 오늘 깍두기가 될 것이다. 작년 여름 배에 실어 온 천일염을 뿌려 한 시간 대기


한 시간 동안 뭐하지? 오랫만에 아이들 간식이나 구워줘야겠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스콘 비슷한 비스킷을 굽기로 했다.


버터밀크가 완성되기 까지 십분, 그 사이 오븐 온도를 맞춰두고 밥숟가락과 물컵으로 계량을 한다. 야매베이킹 하루이틀도 아니고 계랑컵, 계량스푼 필요없다. 그때그때 조금씩 다른 맛이 나오지만 어차피 우리끼리 먹는건데 뭐, 다 꺼내기 귀찮아.....



언제나 그렇듯 집안 가득 고소한 버터냄새가 퍼진다. 베이킹을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은 먹을 때도 아니고 예쁜 그릇에 담아 아이들 앞에 내놓을 때도 아니고 버터향이 퍼지고 오븐의 열감이 훈훈할 때인 것 같다.


아우~ 다 됬다! 한 시간이 후딱가버렸네? 이제는 깍두기 이리 옵쇼!


새우젓과 사과를 갈아야 하니 이왕 또 블랜더를 사용하는 김에 사과,파인애플, 당근을 넣고 건강주스를 한 컵 만든다. 점심해결!


양념을 치덕치덕, 깍두기 완성...

무 질감도 별로고 단맛도 없지만 그러저러 먹을만 하겠다. 역시나 작년 여름 배에 싣고 온 고춧가루는 빛깔고 맛도 바닥을 치고 있다. 태양초 햇고추 갈아오고 싶다. 엉엉


빛깔과 매콤한 맛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를 쏟아 부었더니 양념이 좀 많아 뵈네? 오이 두개 꺼내다가 오이 소박이로 버물버물.. 부추도 주문하길 잘했어!

저녁에는 부추를 다듬어 바로 버물버물해줘야지. 부추김치 좋아하는 귀여운 작은 딸을 위해!!!


건강주스 큰거 한 컵 마셨는데 뒤돌고 나니 배고프다. 비스킷 맛 좀 볼까?


어어???? 이게 뭐지????


기억을 더듬는다. 설탕을 안넣었다. 달지 않아 나는 좋지만 약간 밍밍하다. 에이 망했다.

딸들아, 쨈발라 먹어라



갈릭체다 비스킷 만들기


밀가루 2물컵

버터 깍두기 모양으로 자른 것 10개

설탕 밥숟가락 2개( 넣었어야 했는데 ㅜㅜ)

소금 찻숟가락 1개

베이킹파우더 찻숟가락 1개

버터밀크 1물컵 ( 집에 없으면 우유 한 컵에 식초 한숟가락 섞어 10분 정도 놔두면 만들 수 있어요)

체다치즈 한 웅큼

갈릭 파우더 또는 다진 마늘 취향껏


볼에 넣고 버물버물한 뒤 크게 뭉칩니다

200도 온도로 15분간 오븐에 구워 주세요


다 구워진 비스킷 위에 체다치즈를 뿌려주고 오븐의 남은 열로 녹여줍니다.


녹인 버터와 다진 마늘, 파슬리를 섞어 발라줍니다.

아직 따끈한 오븐에 다시 넣어주세요. 오븐이 식을 때까지 그냥 두었다가 꺼내 드시면 됩니다.


저는 설탕을 잊고 안넣었는데도 따끈하고 고소한 것이 제법 맛있어서 선 체로 세 개를 먹어치웠어요.


단 거 싫으신 분들은 설탕을 적게 넣어 담백하게 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끄으읕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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