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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Nov 24. 2016

#about Finland 겨울나기

잘 지내지? 서울도 엄청 추워졌어~추우니까 꿈쩍도 하기 싫고, 넌 거기서 어떻게 사냐~~~


서울에서 안부메세지기 날아온다.

서울의 기온을 보니 영하 5~6도... 그러고 보니 갑자기 추워졌다. 영하의 날씨를 기록한 지 한 달이 넘었으니 핀란드에 있는 나로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 춥기도 춥거니와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해 더욱 춥게 느껴질 것 같다.


겨울이 길고 추운 이곳 사람들은 철저하게 추위에 대비를 하여 맞서 살아간다. 한파에 눈이 쌓이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아기 엄마는 유모차를 밀며 마을을 돌고 주민들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이따금 눈밭에 서서 한 손에는 유모차 손잡이를 붙들고 한 손에는 강아지 목줄을 붙들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저 사람들은 안춥나? 이 날씨에 나왔네?

아무리 추워도 할 것 다하는 이곳 사람들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이곳의 첫 겨울에 나는 인종에 따라 추위를 체감하는 것이 다른가 보다, 혹은 늘 추우니 추운 것에 적응하여 추위를 잘 안느끼나 보다라고 혼자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집에 놀러온 딸아이의 친구들이 현관에 들어서자 마자 한참을 공들여 쌓아놓은 옷더미를 보고는 저러고 나가면 안춥겠구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더라...


마침, I wish I was in Finland라는 커뮤니티에서 핀란드 사람들의 외출 준비 동영상을 소개하고 있기에 관련 이미지를 가져와 본다.



첫 단계로는  기모처리된 두툼한 내의를 입습니다. 우리 나라 내복과는 조금 다른 좀더 방한복에 가까운 기능성 내의입니다. 위아래 다 입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옷을 입습니다.


신축성이 좋은 바지를 입고 패딩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보온성이 좋은 점퍼를 입습니다.


목이 긴 두툼한 양말을 덧 신어 바지를 감싸줍니다. 네, 맞아요. 양말도 두겹입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관련 영화를 보면서 벽난로에 걸린 양말과 내가 신고 있는 양말이 사뭇 달라 외국애들은 큰 선물을 받나 보다 부러워 했습니다. 물론 미국 마트에서는 벽난로에 걸어놓을 크리스마스 양말을 따로 팔기도 하던데 이곳에서는 덧양말을 걸어놓으면 되겠습니다. 아마 이렇게 커다랗고 두툼한 양말이 있는 나라에서 산타할아버지 이야기가 시작되었기에 양말을 걸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방수 방풍기능이 있는 패딩바지를 입습니다. 겨울철에 눈비가 많아 그냥 천바지는 아랫단부터 젖어올라와 젖은 바지가 곧 얼어요. 한겨울에는 패딩바지를 입습니다만 덜 추운 요즘같은 때는 패딩은 없는 방수기능의 겹바지를 입습니다.


넥 워머라 하나요. 예쁘고 멋스러운 머플러를 두르고 싶지만 몸에 밀착되고 바람을 완벽히 차단해 줄 넥워머를 한 뒤 점퍼안에 넣어줍니다.


이제, 우리가 겨울철에 입는 겨울패딩을 입습니다. 물론 방수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신발 역시 방수가 잘되고 목이 긴 스노우부츠가 좋습니다. 일반 운동화를 신고 걸으면 열 걸음만에 발까지 다 젖을 거에요.


점퍼에 모자가 있다고 해서 모자를 빼먹으면 안됩니다. 머리에 꼭 맞는 모자를 쓰고 그래도 춥고 눈이 오면 겉옷의 모자를 또 써주세요. 니트소재의 예쁜 장갑은 소용없어요. 방풍 방수기능의 솜장갑을 껴야만 해요. 니트 장갑만 끼고 나가면 손이 꽁꽁꽁! 바람끝이 아주 매서워 니트 조직틈으로 다 들어와요.


앗! 장갑과 옷소매 사이에 바람이 들어와 추울 것 같아요!!!!! 손목부분에 살짝 고무줄 처리가 되어 있고 고무장갑정도의 긴 길이의 두꺼운 방수천으로 만들어진 장갑을 낀 뒤 점퍼위로 끌어올립니다. 점퍼 소맷단으로 바람이 들어가지 않아요!


자, 이제 밖으로 나가 볼까요????

이렇게 입고 밖으로 나갑니다. 영하 삼십도지만 살만하지요....

어린 아이들도 추운 날씨에지만 걸어서 등교해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핀란드 아이들이 등교하면 복도에 늘어서서 하나 하나 껍질을 벗듯 옷을 벗습니다. 그래서 교실밖 벽에는 아이들마다의 옷걸이가  준비되어 있어요. 한 두개를 벗어야 교실로 가져가죠. 장갑 모자 넥워머 등은 걸어두기 마땅치 않고 따로 돌아다니기 쉽기 때문에 이곳 아이들이 정리하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우선 넥워머와 장갑을 모자에 넣습니다. 모자를 점퍼의 겨드랑이 부분에 밀어 넣어 소매통에 담습니다. 손목부분은 상대적으로 좁아 빠져나가지 않고 점퍼와 함께 얌전히 복도에 걸려있답니다.


리세스 타임이라고 해서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냅니다. 영하 이십도가 넘어도,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내보냅니다. 어려서 부터 추위와 살아가는 훈련을 하는 거지요. 물론 저 모든 과정을 거쳐 옷을 입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벗으려니 귀찮은 아이들은 화장실이나 체인징룸 등에 친구와 몰래 숨기도 하고 일부러 세월아 네월아 옷입는 데에 시간을 끌며 버티기도 하는 등 핀란드처럼 추운 나라의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추억들이 생기기도 하지요.


추운 날씨와 표정변화없이 무뚝뚝하다고 평을 듣는 핀란드사람들의 특징을 재미있게 사진으로 표현했네요
핀란드 사람들이 추위에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이에요
모니리자도 추운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관련 사진은 Funland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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