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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Feb 02. 2017

견과류 초코바

첫 아이가 내게로 찾아온 뒤, 그간 하지 않던 일이지만 의식적으로 아이를 위해 열심히 챙긴 것이 있으니 바로 하루 한 알 호두먹기


두뇌발달에 좋다는 호두를 하루 한 알씩 꼭 챙겨먹었고 일주일간 합숙교육을 떠날 때는 호두 일곱 알을 정성스레 싸들고 가 숙소에서 잠들기 전 한 알씩 먹곤 했다. 친정이나 시댁에 갈 때도 자고 오는 날의 수만큼 호두알을 세어 챙겨갔다.


장담컨대, 호두를 먹기 시작한 뒤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까지 단 하루도 거른 날이 없다. 지금에 와서야 그게 뭐라고 그리 열심히 챙겼는가 우습기도 하지만 내가 열심히 호두만 먹는다면 내 아이는 정말 명석한 아이가 될 수 있을거라는 마법같은 것을 믿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몸에 좋기로는 어디 호두뿐이랴, 견과류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꾸준히 챙겨먹기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게다가 땅콩, 피스타치오, 마카다미아, 호두, 잣, 아몬드 등 다양한 견과류의 종류만큼이나 견과류의 효능은 다양하다.


물 한 잔 마시자, 견과류 한 줌 먹거라... 생각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권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견과류 다지기


탁탁탁

집에 있는 모든 견과류를 꺼내 굵직하게 다진 뒤 파운드 케잌을 굽던 틀에 붓는다.


호박씨와 해바라기씨도 솔솔 뿌리고 견과류는 아니지만 햄프씨드도 솔솔 뿌린다. 몸에 좋다고 아무리 권해도 견과류보다 먹이기 더 어려운 것이 햄프씨드다.



바삭한 질감을 위해 먹다 남은 시리얼을 붓는다. 뻥튀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지만 부질없는 일이다. 이곳에 없는 것이 어디 뻥튀기뿐랴



초콜렛 녹이기


제빵용 초콜렛을 중탕으로 녹여 휘핑크림과 함께 잘 섞은 뒤 3/1 정도는 남기고 빵틀에 붓는다. 알뜰이 주걱으로 뒤적뒤적 잘 섞어준 뒤에 나머지 3/1을 겉면에 펴바른다.


이대로 굳으면 견과류가 가득한 초코바 완성!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기만 하면 된다. 요즘같은 날씨라면 테라스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 우리 집 테라스는 갓 구운 빵과 쿠키를 식혀주기도 하고 묵을 식혀 굳혀 주기도 하더니 초코바도 굳혀 준다.


견과류만으로도 잘 먹어주면 좋겠지만 임신 중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호두를 챙겨 먹던 에미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들은 견과류 먹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


초콜렛의 달달함을 빌어 견과류를 먹이겠다는 어느 엄마의 추운 밤, 간식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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