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ku Art Museum, 풍경화가 Victor Westerholm
금요일의 햇살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Cafe Victor의 동그란 전구가 뿜어내는 노란 불빛아래 책이라도 읽으면 좋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책 한권을 챙겨들고 나섰다.
Cafe Victor는 Turku Art Museum안에 자리한 작은 카페로 언덕에 위치한 미술관답게 작은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시내의 모습이 좋아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아트컬렉션과 기념품이 좋아서, 셋팅된 테이블의 감각이 좋아서 자주 생각나는 곳이다.
특히 작은 창문아래 마련된 좌석은 내가 유독 좋아하는 공간인데 핀란드의 옛수도 Turku의 고즈넉함을 닮은 창문때문인지 커다란 전구가 매달린 스탠드때문인지 모를 일이다.
창을 등지고 앉으면 대롱대롱 매달린 알 큰 전구가 노란 빛을 뿜어낸다.
Victor Westerholm의 이름을 딴 Cafe Victor, Victor Westerholm는 핀란드의 민족주의가 팽배하던 시절 활동했던 풍경화가이자 Turku Art Museum의 초대 디렉터이다. 2017년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Victor Westerholm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기에 커피는 잠시 뒤로 미루고 이층 전시실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혹독한 핀란드의 겨울 풍경을 그린 그림이 유난히 많다. 일년의 절반이 겨울인 탓도 있겠지만 식민치하의 조국은 꽃이 피었을지라도 겨울이었으리라
다음 전시실에서 발견한 그림 두 점이 유난히 마음을 끌었다. 햇살아래 빨래를 널고 있는 여인과 돌다리에 앉아 배를 타고 노는 아이를 바라보는 여인, 책 한권과 바구니에 간식거리를 담아 들고 아이와 함께 소풍을 나온 여인의 모습이 왠지 내 모습처럼 익숙하다.
다른 이들도 이 그림 두 점을 좋아하는가 보다, 기념품샾에 들러 보니 각종 아이템으로 변신 후 기다리고 있기에 자석 하나를 샀다. 이런 식으로 모은 자석이 수백개가 넘었지만 가는 곳마다 마음에 드는 자석을 찾고 있으니 아마 평생 끝나지 않을 수집이 될 것이다.
미술관 주변 골목의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옆길로 조금 걸어서 미술관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면의 계단으로 입장하는 일은 거의 없다.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는 일부러 중앙 계단을 따라 내려간 뒤 해당 전시의 대표적인 작품이 무엇인지 포스터를 통해 비교해 보곤 하는데 신기하게도 내 마음이 오래 머물던 그림들 중에 하나가 걸려있곤 하다.
햇살이 빛나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고
달콤한 것을 먹으면 행복지수가 조금 올라가고
예쁜 것을 보면 미소짓게 되는 보편타당한 우리네의 마음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