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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Feb 21. 2017

휴일 냄새

순간은,

간혹 냄새로 추억되는 일도 있다.


딸들이 작은 아가였던 시절은 베이비파우더냄새로, 손잡고 뒷산에 오르던 날들은 싱그러운 풀냄새로 기억되듯 내게 휴일은 종종 빵굽는 냄새로 존재한다.


차를 타고 나서야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미국이나 핀란드와 달리 현관만 나서면 무엇이든 다 만날 수 있는 한국에서의 우리 동네


날이 좋은 날엔 뒷산에 오르고 그저그런 보통날은 동네 골목길에 자리잡은 헬스장으로 향한다. 블럭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골목 두개를 지나면 닿을 수 있는, 마음만 먹으면 몇 걸음인지 셀 수 있던 그곳에 가려면 짧은 거리인데도 기묘하게도 빵 가게 두 곳을 지나야 했다.


휴일 아침, 여유를 부리며 늦잠을 자는 식구들을 두고 이른 시각 운동을 가노라면 골목 가득 채운 새벽냄새와 빵냄새가 어우러져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상쾌해졌더랬다.


휴일의 냄새, 빵굽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냄새

그 냄새를 잊지 못하고 휴일이면 빵을 굽는다.


딸들에게도 휴일냄새는 빵굽는 냄새일런지 모르겠다. 엄마가 휴일마다 구워 내주던 빵냄새를 어느 순간까지 기억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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