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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r 04. 2017

너의 이름은-정체불명의 음식들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아가며 배우기 보다

책이나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자료를 혼자 해석하며 좌충우돌 망쳐가며 배우는 것이 내 성격에 잘 맞는다.


재봉틀을 처음 사면 함께 오는 매뉴얼을 보고 실끼우는 법부터 실토리 감는 법을 익힌 나는 양재서적을 탐독한 뒤 인터넷 바느질 카페를 수없이 들락날락거리며 지퍼달린 청바지와 주머니, 칼라달린 코트를 만드는 지경까지 독학을 했다.


베이킹이나 요리도 인터넷을 보고 대충 따라해 보는 것이 다이다. 그래서 대충 흉내만 내는 수준이긴 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재료의 양이 중요하다는 베이킹을 할 때도 저울은 커녕 계량컵조차 사용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계량을 한다는 것이다. 마땅한 재료가 없으면 대체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다른 재료를 투입하기도 한다.


운좋게도 이런 시도들이 대게는 먹을만한 무언가로 완성되는데 가끔은 이런 녀석들을 뭐라 부를지 나 스스로 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와! 맛있다!!!! 엄마!! 이건 뭐에요????


특히 딸들이 이렇게 물을 때는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나도 몰라... 인터넷에서 본건데, 너희가 매운 것을 못먹으니 매운 양념대신 간장양념으로 조금 바꿔 봤어


글쎄, 닭이야... 하하하!! 인터넷에서 보고 한 번 해주려고 메모해 두었던 건데 00가 없어서 대충 비슷하게만 해본거라...


늘 이런 식이다.



이름을 불러주어야만 꽃이 된다 하였거늘,

나는 너의 이름을 불러줄 수가 없구나

무엇이더냐, 너의 이름은


포스팅되었던 스파게티

닭가슴살과 시금치를 주재료로 한 올리브오일 스파게티를 보고 어제 사온 닭가슴살을 요리하겠다 마음먹었다. 저녁에 스파게티를 주고 싶지는 않아서 간장과 굴소스양념으로 바꾼 뒤 당면을 넣고 마지막으로 전분을 개어 휘리릭 부어 주니 꽤 맛이 좋았다. 작은 팬이지만 하나 가득 만들어 맛있게 먹어 치웠지만 나는 모르오 너의 이름을



     원본과 달라도 참 다른 오늘 저녁 메인 반찬

                       너는 그저 닭 띵기



내일은 토요일

즉 프라이데이 나잇!!!!

정작 토요일보다 더 여유롭고 괜시리 흥겨운 한 때

주말에 먹을 간식을 미리 준비한다고 들썩들썩


반죽을 대충 했더니 파이도 아닌 것이 타르트도 아닌 것이 부드럽고 살짝 쫀득한 무언가가 내게 인사를 건낸다.


어서와~ 이런 블루베리 브레드 띵기는 처음이지?


으응, 초면에 실례가 많아...너를 뭐라 불러야 할지.좌우지당간 우린 널 좀 먹어야겠어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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