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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r 19. 2017

이불빨기 좋은 날


창가에 앉아 있노라니 볼이 따갑다.얼핏 고개를 돌려 보지만 화살처럼 쏟아지는 햇살이 따가와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리게 된다. 금새 목덜미가 따갑기

시작한다.


거실 구석구석 쏟아져 내리고 부서지는 햇살을 좀더 퍼담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 문을 열고 창을 열어 테라스에 나서 보지만 커피 한 모금 마실 틈도 없이 후다닥 들어와 버린다. 바람이 아직도 차다.


외투를 입지 않은 실내복 차림으로 문을 열어볼 용기를 냈다는 점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이웃들은 오늘도 침대시트를 빨아 데크에 내어 말리기 바쁘다.

햇살은 강하지만 공기는 아직 차다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포스팅

차갑기는 하지만 사납지 않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햇살은 더없이 강렬한 어느 휴일, 이불빨기 좋은 날이다.


나도 이불이나 빨아야 겠다.


부부의 침실부터 딸들의 침실까지 두루 거쳐 걷어낸 침대 시트와 이불보, 베게커버 등을 모아 두고 보니 산더미다. 테라스에서 찬 바람을 맞으며 먼지를 털어내고 세 번에 나눠 세탁기를 돌린 뒤 빨래를 널다 보니 하루가 훌쩍 지났다.


마음까지 보송보송해 진다.

하늘 참 파랗다.

오늘도 맑음, 내 마음도 곧 맑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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