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스 Mar 20. 2017

나의 보통날도 누군가에게는 매우 특별한 날

파아란 하늘에 파란십자가가 새겨진 핀란드의 국기가 휘날린다. 오늘은 또 무슨 날이지? 날짜감각없는 나는 핀란드의 경축일을 다 기억하지 못해 마을 게양대에 핀란드 국기가 휘날리거나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을 기준으로 경축일을 확인한다. 혹은마트에 특정 상품이 평소보다 많이 진열되어 있으면 곧 어느 기념일이 다가오는구나 짐작할 뿐이다. 예컨대 요즘은 달걀모양 초콜렛이 마트를 점령했으니 조만간 부활절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오늘은 핀란드의 여류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Minna Canth day로 사회평등의날이라고도 한다. Minna Canth는 국기를 게양하는 경축일(flag day) 인물로 지정된 첫번째 여성이다. 사회보장의 나라, 교육의 나라라는 이미지와 함께 양성평등의 나라로도 인식되고 있는 핀란드지만 여성이 경축일의 인물로 지정된 것은 불과 2007년의 일이다.

핀란드의 성격차지수 순위는 2015년 자료에 의하면 세계3위에 올라 있다.  성격차 지수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하는 성평등지수 중 하나로, 경제참여와 기회, 교육성취, 건강과생존, 정치적 권한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평가한다. 참고로 한국은 145개 평가대상국중 115위다.

2015년 성격차지수

오늘날 핀란드 사회를 약자중심의 평등사회로 만드는데 기여한 Minna Canth의 날인 오늘은 한편으로는 페르시안국가의 New Year다. 그들 언어로 Nowruz라 부르는 이날은 New의 뜻을 가진 Now와 day라는 의미의 ruz를 합친 말이라고 한다.


이란친구의 Nowruz 축하포스팅 7개의S로테이블을장식한다

친구야, 친구야, 뜬금없이 삼월 중순에 New Year라니 이건 또 뭐니? 너희는 전통적으로 어떤 역법을 쓰길래 오늘이 New year란말이니??? 설명 좀 해줄래? 궁금해.....


오늘은 봄의 첫날이고
봄은 한 해의 시작이야,
그러니까 오늘은 한 해의 첫 날이지


우리가 양력이든 음력이든 간에 숫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월은 한해의 첫날인 것처럼 이들은 계절을 기준으로 하여 봄을 그해의 처음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간 모르고 있었지만 Nowruz는 UN에서도 공인한 명절이라고 한다.


봄맞이대청소를 한 뒤 아름다움과 건강, 사랑 등을 각각 상징하는 바가 있는 7개의 물건으로 테이블을 장식하고 Nowruz아저씨를 기다리는 날


이 즈음, 시카고의 강은 성페트릭데이를 맞이하여 초록빛물을 들인다. 시카고 인근에 살던 나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가까이에서 다잉이벤트를 구경하려고 새벽부터 집을 나서 행사를 기다리곤 했었다.

아일랜드출신 친구는 성 패트릭 주간의 마지막날인 오늘, 더블린에서 열리는 행사를 열심히 포스팅하고 있다.


미국에 있었더라면 초록 옷을 입고 초록맥주를 마시며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는 강가에 서 있었겠지? 더블린에서라면 아일리쉬댄스와 퍼레이드를 보며 흥에겨워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을 테고 테헤란에서라면 봄맞이 대청소를 열심히 하는 중일게다.


나의 보통날은 어디선가의 누군가에게 특별한 날이되곤 한다. 비록 모든 공간에 머물러 그들과 특별함을 함께 즐길 수는 없지만 매순간이,매일이 특별할수 있다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 겠다.


대왕초코파이를 만든 어느 햇살 쏟아지는 특별한 날에 끄적끄적

매거진의 이전글 이불빨기 좋은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