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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21. 2017

행복이 찾아오는 순간들

지난 세월동안 아프고 아린 눈물로만 남아 있던 세월호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함께 아파했던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5.18 유가족을 보듬고 함께 눈물흘리는 이가 우리의 대통령이며 이 분은 나라 곳곳 썪은 곳들을 도려내기 위해 칼을 들었다. 불과 일주일간의 일이지만 수 세대를 건너뛴 듯 찬란하리만큼 혁신적인 모습이다.


한 주 동안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이 그러하듯 나도 그를 따라 울고 웃다 보니 어느새 내가 사는 이곳은 계절 하나를 건너뛰었다. 여행을 다녀오느라 조금 늦어진 탓도 있지만 불과 사흘 전에 스노우타이어를 떼어내고 일반타이어로 교체했다. 연일 눈발이 날리고 영하권을 오르내리는 5월날씨에 도대체 봄은 언제 오려는지 얇은 오리털 패딩을 입고서도 잔뜩 음츠린 모양새였는데 오늘은 볕이 뜨겁고 더워서 급하게 여름옷을 꺼내 입었다.


주말을 맞이하여 민소매에 반바지를 입은 이웃들이 여느때보다 활기차게 산책을 한다. 바람을 가르며ㅏ전거를 타는 이웃, 테니스코트에 나와 테니스를 치는 부부의 미소는 지난 주와 달리 더욱 환하고 밝기만 하다. 앞마당의 잡초를 제거하고 잔디를 깎는 이웃이나 삽을 들고 가드닝에 한창인 이웃이 정겹다. 비키니를 입고 선베드에 누운 뒷집 아주머니와 호스를 붙잡고 세차를 하는 건너편 가족의 웃음이 싱그럽다.


재빠르게 봄을 지나쳐 여름으로 달려가는 이곳에서 태양빛은 이들에게 축복이자 행복이다.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 어둡고 추운 계절을 견뎌낸 이들이 축제를 벌일 시기가 온 것이다.


잃어버린 세월, 잃어버린 국민의 행복을 다시 찾을 때이기도 하다. 딸들과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한바퀴 돌고 잔디밭너머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냈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구나, 국민의 아픔과 행복에 관심을 두는 지도자를 두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으랴


달님이 비추샤, 달빛에 행복하고

멀리 이곳에서는 오랫만의 햇살에 행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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