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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pr 03. 2016

봄이 약올리나 봄?

언제가는 오겠지 생각만 하나 봄

길고 긴 겨울을 겪고 나면 하나 둘 짐을 싸서 고국으로 떠난다는 말이 있다. ' 도저히 핀란드에서 못살겠다'는 말을 남기고 길고 긴 겨울이 징그러워 도망치듯 떠난다고 한다. 지난 여름 핀란드에 난민신청을 한 상당수는 추위가 시작되면서 '여기는 안되겠다'며 따뜻한 다른 나라로 이동했다는 진실인지 우스갯소리인지 모를 이야기가 떠돌았다.


핀란드의 겨울이 왜 잔인하고 혹독할까?

무지하게 춥나? 한겨울 몇일정도만 영하 삼십도 언저리고 대부분은 영하 십몇도였으니 못살 정도로 춥지는 않다. 올해가 유난히 따뜻했다 하더라도 건물의 단열시설이 잘되어 있고 정책적으로도 건축물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듯 하다. 얼마전 정기단열체크가 진행될 것이니 일정조율을 위해 연락이 갈 것이라는 안내메일을 받았으니 말이다. 사람들도 겨울철 옷차림을 보면 추위에 대비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요령을 잘 터득한 것 같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일조시간이 문제인가?


하하하! 어둡긴 하더라... 그래도 겨울 내내 눈이 많이 와 하얀 겨울이 기억되지 어두운 것은 괜찮았는데.... 핀란드 남쪽이라 괜찮은건가?


도대체! 무엇이 핀란드의 겨울을 무시무시하게 만들었을까?

핀란드의 날씨와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떠도는 게시물이다. 유난히 많은 winter 가 보인다. 핀란드의 겨울은 참으로 길구나.


그런데 저건 뭐지?  spring or maybe winter?

처음에는 계절상 봄인데도 춥다는 건가? 라고 추측했는데 3월 한달을 지내고 나니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어제는 아침에 안개가 너무 심해 한치 앞을 보기도 어려웠다. 그러더니 오전에 눈발이 휘날렸다. 그냥 부슬거리는 것도 아니고 눈 송이 하나가 거짓말 조금 보태 주먹만한 커다란 눈발이 날렸다. 바로 그 전날은 화창했는데... 이렇게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말이다.


하기사, 이런 배신감과 당혹스러움은 3월 내내 겪는다.


역시나 페이스북에서 공유되고 있는 이미지들이다. Funland라고 Finland의 단상들을 유쾌한 이미지들로 게시하는 곳이 있다. 3월 한달은 정말 저 이미지처럼 하루건너 하루 봄인가 싶으면 웃기지 말라는 듯 눈을 뿌렸고 창밖 햇살이 너무 좋아 '봄인가봐!'를 외치며 산뜻하게 외출하려다 영하의 날씨때문에 쫓기듯 들어오는 일이 허다했다.


봄이 오는 듯 오지 아니하고 봄이어도 포근하지 아니한 너는 봄이냐 아니냐


어쩌면 이곳 핀란드 사람들은 이미 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주는 처음으로  아침기온 0'C인 날이 있었다. 숫자 앞에 '-' 표시가 없으니 진정 봄이 온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4월이다.

그냥 오나 안오나 기다리지 말고 봄이 왔다 치고 나는 핀란드의 겨울을 이겨낸 것으로 정리하자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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