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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뚜기 Jan 13. 2020

명절 스트레스의 서막.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어머님 옆에서 티비를 따라 보고 있었다.

"설에 올라갈거니?"

당연한 말이지만 대답했다.

"네, 너무 멀어서 저녁 도착하고 하루 지내고 그 다음날 아침에 내려올려구요"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래도 설 당일에 딸내우 오면 먹고 출발해야지"

순간 가슴속에 욱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일주일에 세번을 엄마 핑계 대고 애들다 델고 와서 저녁까지 먹고 가던 시누였다.

짧은 명절, 며느리란 이유로 당신 딸와서 보고 가야 한다니..

이런 불공정 거래가 계급제도 같이 문화로 깔려 있는 한국이란 나라에서 결혼생활을 하고 있음을 다시 깨달았다.


내 가슴속에 뜨거운 것이 끓었지만,

머리속에 대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상황을 지켜 보고자 가만히 있었다.

때론, 화내는 것이 지는것이란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말이다.


"지난번에 다녀와서 난 너 요번에 안 올라 갈줄 알았다"

이게 무슨말인가...

출산 후 아기가 어려 내 부모님 생신때도 명절때도 제때 챙겨 드리지 못했던 작년 한해였다. 

한번 몰아 다녀 온것과 다가올 설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마지막으로 "어머니 그래도 올라가야죠. 다녀 오겠습니다."  

말씀 드렸다.

"그래도 애들 와서 밥은 먹고 올라가야 한다" 

어머님도 마지막 한말씀을 대답해 주셨다.


시집살이는 시집살이.

아무리 좋아도 시집살이는 시집살이.

나의 자리보다 의무와 상황파악이 먼저이 시집살이를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우선은 참았다. 할말은 랩과 같이 속사포로 할수 있었으나 참았다.

어른이시니까...


앞으로 부딫히더라도 나의 소리를 하나씩 낼 것을 다짐하며,

나의 권리를 요구 할 것을 다짐하며,

차근히 시간이 흘러 나의 자리를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며, 나의 공간을 현명하게 늘려 갈 것을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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