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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뚜기 Mar 09. 2020

워킹맘의 시집살이

워킹맘이기에 감수한 일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집살이 일년 째.

아직은 잘 모른다면 모르고, 대략적인 경험을 해봤다면 해본 시기.


육아 공동체가 되어 받는 혜택만큼,

나를 힘들게 하는 요인들이 분명 있다.


첫째, 집에 있는 시간과 공간이 시댁 가족들로 인해 끌려간다.

어른들과 같이 살게 되면,

시어른들의 인맥또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

시어른들의 자식과 형제 분들과의 만남이 있을 때마다, 나의 공간과 시간을 잃어 버린다.


둘째, 나의 힘듦을 표현 하기가 참 어렵다.

시어른들의 가족관계가 싫다고 표현해야 하는것인가?

귀찮다고 표현해야 하는 것인가?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 한다.

이 말은 어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워킹맘들에게도 해당되는 말.

나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가 참 애매하기에, 이도 저도 싫으면 워킹맘이 육아를 부담하는 것이 맞다.


셋째, 나는 며느리. 주말에 약간의 대접을 해드리는 것이 가족의 평화에 좋다.

시집살이를 하든, 안하든, 주방은 아기 엄마가 되는 순간 함께하는 것인데,

평일에 받은 육아혜택만큼, 대접으로 채워야 우리 아이가 나 없는 시간에 사랑을 받을 거란 안도감이 있다.

사실, 대접이란게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여자이기에 시댁에서 감내 하는 부분또한 없지 않기에, 억울함이 있다.


평일 근무 시간에 정말 맘편히 일하는 맘큼,

퇴근 후, 오롯이 아기 엄마와 며느리로써의 직위만 남는다.


처음 시집살이를 선택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얻고 싶었다.

하지만, 그분들이 살아 오신 60 ~70년동안의 밖인 결혼 제도 관념들을 순간순간 접할 때, 

정말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일을 하는 것이 나를 지킬수 있는 하나의 힘이라 믿고 있기에 몇년간을 감내 하는 것이지만,


온전한 가족일원이 아닌 내가 온전히 그들의 문화에 부딫이며,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한귀로 듣고 흘리고,

보고도 안본것처럼 잊고,

'가화만사성'을 가슴에 새기며, 적절한 거리를 유지 하며 집안의 평온을 지킨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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