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이직 후 첫 출근 날.
첫날이기에, 새벽 출근을 미루고, 정시 출근을 했다.
7시 30분 남편과 아침 후 출근 전 10분.
시어른들과 있는 자리에,
'이제 신랑도 있고, 출근 시간을 미루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애가 아침에 푹 자야지....'
'어머니, 저도 이제 졸업을 해야죠... 밤늦게는 못하니 아침 한 시간 정도는 보려고요'
'그건 니 알아서 하고...'
남편의 졸업과 일에 모든 걸 수용하고 기다리던 시집 식구들이었다.
남편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나는 그저 아들 아침 챙겨 주고 보조역할 만이 답인 조직에서 잠깐 우울했다.
내가 한 인간으로 오늘 하루하루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한 선택이니,
주어진 일과 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데,
시어른들의 말 한마디가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잡아먹는다.
출근길에 마냥 이기적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죄책감과 우울감을 지울 수 없다.
시집에서 도움을 받는 워킹맘,
나의 커리어빼고 다른 모든 것들이 존중받음에 감사해야 하지만...
어쩌면, 시집에서 가장 힘든 건, 몸이 힘든 것보다
존중받고자 하는 본능과 부딪히는 처절한 외로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