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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쵸 Jan 06. 2023

운동 유목민의 만성통증 극복기

  아주 어릴 적부터 오른쪽 허리 골반이 아팠다. 허리부터 골반까지 틀어져서 다리 길이도 미묘하게 짝짝이인 것 같았다.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지릿지릿한 전기가 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듯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했다. 바른 자세를 했다가도 코어 근육이 없으니 다시 구부정한 자세로 돌아갔다. 팔뚝에 살이 붙고 그러니까 어깨를 펴기가 더 힘들어졌다. 자연히 라운드숄더가 되고 두통, 목, 어깨 통증을 유발했다. 만성통증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한 끝에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됐다. 정형외과 치료, 추나, 폼롤러 스트레칭, 필라테스 등... 그간 했던 활동들을 소개해보겠다.


  1. 정형외과 치료

  여러 병원에 다녔지만 모두 다 통증의 원인을 명확히 말하지 못했다.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약간의 척추 측만이 있긴 하지만 심하지 않다면서. 다리 길이가 짝짝이인 것 같다는 내 말에 아니라 했다. 하지만 내 걸음걸이는 묘하게 절뚝였고, 뛸 때는 짝짝이인 게 더 잘 느껴졌는데 아니라고 하니 수긍할 수밖에.

  주사 치료, 물리치료 다 해봤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어디 부러진 게 아니라면 정형외과에 재방문할 의사는 전혀 없다.


  2. 한의원-추나

  시술자에 따라 효과가 극과 극이다. 실력이 좋은 한의사에게 받을 때는 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술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런 의사는 극소수였다. 대부분은 개인에 맞게 적용하기는커녕 배운 대로 하는 것 같았다. 목 한번 뚜둑 허리 뚜둑 다리 뚜둑 끝! 누군가 추나를 '도리도리쇼'라고 하던데 확실히 소수의 실력자를 제외하고는 그 말이 맞았다.

  꾸준히 받으면서 짝짝이 다리가 많이 교정되고 통증 개선에 효과를 많이 봤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원래대로 되돌아간다는 단점이 있다. 추나와 운동을 병행한다면 반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금액은 1회에 침+물리치료+추나까지 3만 원 초반대이고 병원마다 상이하다. 보험 적용이 되고 실비 청구가 가능해 실제로는 저 금액보다 더 저렴했다. 의사 실력이 괜찮다는 전제하에 전혀 비싼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달리기-런데이

  유일하게 꾸준히 한 운동이다. 런데이는 달리기를 도와주는 어플로 코스를 설정해 음성 안내에 맞춰 뛰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30초 뛰는 것도 죽을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1시간까지 뛸 수 있게 됐다.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이 달리기를 하면서 많이 개선됐다. 30분 달리기 완주 코스를 마쳤을 때, 죽을 것 같았지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뭐든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고 그 후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러닝머신 보다 밖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는데 바깥 풍경을 보며 뛰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스트레스 풀기에 좋았다. 체중 감량과 득근에 좋다는데 나는 효과를 보지 못했고, 체력과 정신력은 확실히 좋아졌다.


  4. 기구 필라테스

리포머 / 바렐 / 체어

  추나 치료를 하며 근본적인 자세 교정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시작했고, 1년간 꾸준히 다녔다.(총 101회) 센터에는 리포머, 바렐, 체어가 구비되어었다. 리포머는 전신 운동, 바렐은 상체와 측면 위주, 체어는 하체 위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이거 하다가 죽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 반, 필라테스 박사에 대한 분노 반이었으나 지금은 웬만한 동작은 거뜬히 하고 있다. 운동하는 능력은 확실히 늘어났는데 여전히 구부정한 자세가 편했다. 운동을 하고서 만성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두어 번 있기는 했다. 하지만 자세가 개선되지 않아서인지 통증 개선에도 효과는 그다지 보지 못했다. (1:1 맞춤으로 진행하면 다를 수도 있다) 게다가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와 최근 인바디를 비교했는데 전혀 차이가 없었다. 대체 난 1년간 뭘 한 것인가? 재등록 의사는 없다.


  5. 폼롤러 스트레칭

  추나와 필라테스에 n백만 원을 쏟아붓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다가 발견한 운동. 여태까지 했던 것 중에 통증 개선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폼롤러만 사면 되니 금액도 아주 저렴했다. (필라테스랑 추나 다시는 안 해. ㅂㄷㅂㄷ) 폼롤러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라운드 숄더에 효과적인 동작들을 따라 했다. 처음에는 곡소리가 나게 아팠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할수록 뭉친 근육들이 풀어지는 게 느껴졌고, 라운드 숄더도 많이 좋아졌다.



  6. 홈트(이지은 다이어트 팔뚝 돌려 깎기)

  말라도 팔뚝은 헤라클레스처럼 우람했던 나, 팔뚝살을 빼기로 했다. 팔을 뻗는 동작과 말린 어깨를 펴는 동작이 많아서 하는 내내 불쾌한 고통이 들었다. 별로 안 힘들어 보이는데 난이도는 극악이었다. 20일 넘게 했는데 두통, 목과 어깨 통증이 깨끗이 사라졌다. 어깨를 펴고 있는 게 불편하지 않았고 자세도 많이 교정되었다. 팔뚝살은 아직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통증 개선 때문이라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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