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북리뷰

[걸리버 여행기]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 군상

영미소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by 베티



걸리버가 여행한 다양한 세계에선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존재한다.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어리석은 사람들의 행위와 이들을 둘러싼 정치/사회/경제적 환경들. 이 소설을 읽고 있는 현 2022년에도 저자가 풍자한 사람과 환경은 지금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1726년. 이 책이 쓰인 시기다. 약 300여 년이 지났다. 많은 세월이 흘러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 내용이라 소름이 끼쳤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천재인 게 분명하다. 두 번째 소름이 끼쳤던 부분은 그의 상상력이다. 그가 여행 다녔던 나라를 거인국, 소인국, 라퓨타, 후이넘이라는 특색 있는 공간으로 설정한다. 각 나라의 사람들은 신체적 특징, 생활방식, 사고방식이 다르고, 각 땅의 도드라지는 정치/사회적 이슈도 다르다. 특히 후이넘이라는 땅에선 말들과 인간(야후)들의 역할이 뒤바뀐다. 야후를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과 추악함을 돌아볼 수 있게 한 부분은 가장 신선했다. 이래서 소설을 읽나 보다.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정치적 칼럼/사설보다 훨씬 신랄하고 재밌었다.


지금의 나 또한 제5의 땅에서 살고 있을지 모른다. 사소한 것을 가지고 이권 싸움을 하는 정치/국제적 현실을 그려낸 거인국. 빈부격차와 이러한 현상에 큰 관심 없는 정치 지도자/상류층을 그려낸 라퓨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보단 추상적인 학문에 매달리는 리가도 등을 모두 믹스해 놓은 땅일 수도 있겠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2022년, 지금 걸리버가 이 지구에 여행 왔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신랄하게 풍자하였을까. 300년 전엔 존재하지 않았지만, 최근 대두되는 이슈 중 어떤 부분을 가장 신랄하게 풍자했을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네 개의 각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나 현실 세계에 크게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그 사회의 시스템과 제도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어떤 사람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한 나라에 갇혀 객관적인 시선을 갖지 못하는 부분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나 또한 이미 이 사회와 시스템에 익숙해져, 보지 못하고 간과해버리는 부분이 많을지도 모른다. 후이넘들이 봤을 땐 나 또한 야후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이 드니 정신이 차려진다.




제1부 : 작은 사람들의 나라(릴리퍼트 기행)

작은 사람들은 수학이 아주 발달하여 있었다. 학문을 좋아하는 것으로 이름이 널리

역사서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사람들은 이 칙령에 크게 분개했고 그리하여 이 문제로 여섯 건의 반란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런 반란 사건들은 적국의 황제들이 뒤에서 사주했기에 벌어진 것들이었다. 추계된 바에 의하면, 1만 1천 명의 사람들이 사형당했는데 갸름한 부분을 깨어서 달걀을 먹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릴리펏의 군주는 내가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할 수 있는 모든 칭찬의 말을 퍼부으며 영접했고 그 섬에서 나를 나르닥에 임명했다. 나르닥은 그 나라에서 가장 높은 명예직이었다.


왕국의 기본법에 의하면,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궁전 내에서 소변을 보는 것은 사형으로 다스려야 하는 대죄에 해당되었다.


나의 소식이 많은 작은 사람들의 나라 전체에 전해지게 되었을 때 부유하고 게으르며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나를 구경하기 위하여 몰려왔다.


이 놀이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국왕의 신임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릴리퍼트가 번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는 두 가지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격렬한 당쟁이며, 외부적으로는 적의 침략에 대한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정치에 대한 문제로 일어나는 많은 분쟁을 일깨워 줌으로써 국왕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썼다. 또한 자유롭고 용감한 국민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을 도울 수는 없다고 솔직히 고백하였다.


작은 사람들은 도둑질보다는 사기죄를 더울 커다란 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 도둑들로부터 물건을 지킬 수 있지만, 비상한 간교함에 대하여 정직하다는 것은 아무런 보호막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사고 파는 신용거래가 계속하여 이루어져야 하는데, 만일 사기가 허용되거나 관대하게 용서하여 그것을 징계하지 않으면 정직한 사람들은 언제나 손해를 보고 나쁜 사람들이 이익을 보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결합하는 것은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한 자연의 법칙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에, 릴리퍼트의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가 다른 동물처럼 성욕에 의하여 결합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들은 자기를 낳아준 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하여 어떠한 의무감도 가질 수가 없다고 한다. 인간의 비극을 생각해 볼 때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은혜라고 할 수 없으며, 또한 그들의 부모에 의하여 처음부터 은혜를 목적으로 계획되지 않았던 것이다.


제2부 : 큰 사람들의 나라(브롭딩낵 기행)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풀의 길이였다. 보리 이삭은 12미터 높이로 자라있었고 주위의 나무들은 너무 높아서 그 키를 측량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글룸달클리치의 사랑과 보호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나는 커다란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 된다. 나는 그녀의 사랑과 보호에 대하여 당연히 받아야 할 만큼 보답할 수 있게 되기를 지심으로 바란다.


나는 하루에 10회 정도의 공연을 했고, 마침내 피로와 분노로 거의 초주검이 되었다


돈을 많이 벌어들일수록 주인은 재물에 대한 욕심을 자꾸만 내었다. 나의 초라해진 모습을 본 주인은, 곧 죽을 것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죽기 전에 더욱 많은 돈을 벌려고 생각하였다.


나도 영국의 귀족이나 귀부인들이 예복과 생일에 입는 좋은 옷을 입고 정중하게 걷거나,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점잖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본다면, 왕이나 대신들이 나를 보고 웃는 것처럼 그들을 향하여 웃어주고 싶은 욕망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나는 용기를 내어, 국왕이 유럽과 그밖의 세상에 대하여 품고 있는 경멸감은 그가 지니고 있는 훌륭한 인품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성은 몸이 크다고 해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로 유럽에서는 키가 큰 사람들이 거의 이성이 부족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의 말은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그것을 본 나는 자신보다 월등히 높은 사람들 앞에서 보잘 것 없는 사람이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브롭딩낵에서 경험으로 얻은 교훈은 영국에 돌아와서도 자주 보게 되었다. 보잘 것 없는 출생이나 지식을 가진, 형편없는 사람이 잘난 체 하며 대영제국의 위대한 인물들과 맞서려고 하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더니 왕은 깜작 놀랐다 그 역사라는 것이 음모, 반란, 살인, 학살, 혁명, 추방뿐이라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탐욕, 편파, 위선, 불신, 잔인, 격분, 광기, 증오, 시기, 욕망, 악의, 야망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나쁜 결과라는 것이다.


자네가 해 준 말로 미루어볼 때,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예술이나 자연현상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화약의 비밀을 아는 것보다는 차라리 왕국의 절반을 잃어버리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의 생명을 아낀다면 다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그는 유럽의 국왕이나 대신들이 지니고 있는 신비스러움이나 세련미 그리고 음모를 혐오하고 경멸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기밀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다. 브롭딩낵의 경우에는 적구이나 경쟁하는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의혹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었다. 통치에 관한 그의 지식은 아주 좁은 한계 속에 머물러 있었다.


제3부 :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라퓨타, 발니바르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등의 나라 기행)

그들은 일상적인 활동에서는 아주 서툴고, 어색하고, 손재주가 형편 없었다. 그들은 수학과 음악을 제외한 다른 모든 주제를 생각할 때는 무척 느리고,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나라의 어법은 수학과 음악에 많이 의존한 것이 었으며, 나는 음악에 대해서도 꽤 지식이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비합리적이었으며, 올바른 의견을 갖는 경우란 거의 드물었다. 상상려이나 공상, 발명 같은 단어는 그들에게 있어 낯설 뿐만 아니라, 그런 뜻을 나타내는 말조차 없는 것이다. 그들의 정신이나 마음은 수학과 음악에 모두 갇혀 있는 것이었다.


이 나라의 사람들은 언제나 불안에 싸여 있으며, 마음의 평화를 1분간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불안은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엉뚱한 이유에서 생겨난다.


나는 하늘을 나는 섬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부인이나 딸등른 라퓨타에서 자신들이 갇혀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탄하는 것이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풍족하고 위엄있게 살 수도 있으며, 원하는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세상을 무척이나 보고싶어 하였음, 그 나라의 수도에서 오락을 즐기려고 하였다.


[라가도] 나는 이제껏 그렇게 황폐한 토양이나 가옥을 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 고통과 가난을 적나라하게 표출하는 주민은 일찍이 만나본 적이 없었다

[라가도의 학술원]

그들은 그렇게 만족스러운 계획을 수도 없이 제시했다. 유일하게 불편한 점 이 있다면 계획 중 어느 것도 아직 실현된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온 나라는 심하게 초토화되었고, 가옥은 엉망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음식을 먹지도 옷을 입지도 못하게 되었다.

[경유하는 섬 : 영생의 섬]

그들은 청년일 때 배우고 본것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 기억마저도 아주 불완전합니다. 80년을 살게 되면 그들은 국법상으로는 죽은 사람이 됩니다.

상속인들이 즉시 재산을 물려받고, 그들은 생계를 유지할 적은 돈만 가질 수 있죠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직접 봄으로써 영원한 삶을 소망하는 나의 간절한 욕구는 크게 줄어들었다.


제4부 : 말들의 나라(휴이넘 기행)

그들은 머리와 가슴은 털로 수북하게 뒤덮여 있었는데 염소 같은 수염을 달고 있었고 갈고리처럼 날카롭게 굽은 발톱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여태까지 온갖 여행을 했지만, 이 정도로 불쾌한 느낌을 주는 동물은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이런 가증스러운 짐승이 완벽한 인간의 형태를 지닌 걸 알았을 때, 내가 느낀 공포와 놀라움은 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후이넘은 언제나 이성을 중시하고 절제, 근면, 운동, 청결을 가르친다.


이 나라에서는 의심 혹은 불신이라는 개념을 거의 알지 못했다 그들의 언어에는 거짓말이나 허위를 나타내는 단어가 없어서 “있지도 않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최선을 다해 그에게 유럽의 궁정에 관해 설명했다. 프랑스와의 전쟁이 여태까지 진행되는 동안 1백만 마리 정도의 야후가 죽고 1백 개 이상의 도시가 점령당하고, 5백 척 정도의 배가 불타거나 침몰했을 것이라고 게산하여 알려줬다.


나는 전술에 문외한이 아니므로 주인에게 대포, 소총, 화약, 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는 아내, 딸, 누나와 여동생을 신중하게 이용하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둘째는 전임자를 배반하거나 음해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궁정의 타락에 대해 대중이 모인 곳에서 맹렬하게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대의 힘, 속도, 활력, 짧은 발톱 등은 불리하지만 야후의 신체와 모든 점에서 같네

그대가 동족의 삶, 관습, 행위에 관해 내게 말해 준 이야기에 따르면 마음의 기질도 야후와 거의 비슷하네. 그대들은 이성을 갖췄다고 감히 주장할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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