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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응밍 Apr 22. 2020

벽을 깨는 첫걸음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따스한 봄의 신촌에서 뜨거운 여름의 상암으로, 새롭게 출발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렸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특별히 두 여성 감독에게 경의의 마음을 전했다. 여성영화의 거장 ‘아녜스 바르다’와 ‘바바라 해머’의 추모전에서 이들의 대표작은 물론 그동안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이 상영되었다. 바르다와 해머를 비롯해, 한국 영화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 최초의 여성영상집단 ‘바리터’, 영화 역사의 시작과 함께했던 ‘알리스 기-블라쉐’의 영화까지. 남성 중심적인 영화계의 견고한 벽을 허물고 자신만의 족적을 남긴 여성 영화사의 선구자들을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엣나인필름 또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지난 8월 개봉한 <벌새>는 여성영화인들의 산업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피치&캐치’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왔다. <메기> 또한 개봉에 앞서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부터 31개국의 119편의 출품작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고,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여성에게 말을 거는 8일간의 여정은 관객들에게 벅차고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이미 벽을 깨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곳에서 만난 목소리들이 삶의 어떤 순간에서 서로의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온기가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벽을 깰 수 있는’ 하나의 힘이 되길 바라며. 2020년,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기다린다.


글. 아트나이너 최은민          




예술영화관 아트나인, 엣나인필름의 서포터즈 아트나이너 10기로 활동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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