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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비 May 15. 2020

인연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까

그림책 <새내기 유령>과 독립출판사 <에디시옹 장물랭>


#어른을위한그림책 #새내기유령 #Thenewghost #로버트헌터

서점에서 그림책 '새내기 유령'을 집어든건 우연이었다. 가방에 들고갈 얇은 사이즈, 코팅되지 않은 종이에서 오는 투박함과 깊은 색감... 뭔가 희한한 그림책이었다.


그림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고 '이게 뭐지?'하고 한동안 멍했졌다. 생각지 못한 묘한 결말 때문이다. 두어번 천천히 다시 읽고나서야 하나 하나의 장면들이 이해 되기 시작했다. 그림책 <새내기 유령>은 얇다고 쉬이 볼 그림책이 절대 아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작가가 어른을 위해 만든 그림책이다. 첫 작품이지만 환상적인 그림과 묘한 이야기로 유명세를 얻었다.

새내기 유령은 삶과 죽음, 꿈과 열정, 별의 탄생 등 여러 생각의 단초가 되어주는 그림책이다.이야기의 주인공은 새내기 유령이다. 그는 첫 임무를 맡았지만 아직 해야할 일을 모른다. 동료를 따라다니며 배우라고 하는데 첫날부터 길을 잃는다. 그러던 새내기 유령은 우연히 천문학자를 만난다. 그들은 친구가 되고 함께 별을 연구하기로 한다.


새내기 유령이 그의 임무를 알게 될까? 천문학자는 별이 탄생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유령과 친구가 된 천문학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물음은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 남겨놓으려고 한다. (모르고 읽어야 더 큰 감명을 받을 수 있는 그림책이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Jon Hopkins - Asleep Versions (Trailer)
유명 록밴드 콜드 플레이의 프로듀서 존 홉킨스는 이 책을 읽고 밤마다 유령에 시달렸다고 한다. 결국 강한 생명력과 희망을 담아 '어슬립 버전즈(Asleep Versions)'를 발표했으며 앨범 표지와 영상에도 그림책을 사용했다.






진심을 꾹꾹 담아 그림책을 만드는 1인 독립출판사ㅡ 에디시옹 장물랭
사실 그림책을 읽을 때 출판사를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궁금했다. 뒷표지에 책을 만든 방식이 써있는데,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참 열심히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코팅을 하지 않았다. 코팅을 하면 보관은 쉽지만 종이의 질감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내기 유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책이다. 인쇄도 5가지 별색을 썼다. 비싼 별색을 5가지나 썼다니! 딱맞는 별색을 찾기 위해 전문 잉크 제작소를 찾아갔다니. 게다가 친환경 종이나 콩기름 인쇄방식을 사용하고 수익금을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쓴다니. 편안한 길을 쉬이 택하지 않는 출판사임에 틀림없다.



'에디시옹 장물랭'. 이 독특한 이름의 독립출판사가 궁금해졌다. 검색을 하다 대표님의 인터뷰 포스트를 발견했다. 놀랍게도 에디시옹 장물랭은 1인 출판사였다. 출판이라는 프랑스어 '에디시옹'과 프랑스의 대표적인 레지스탕스 '장물랭'을 합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했다. 편안한 길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책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하니 이쯤이면 출판계의 레지스탕스다!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별색이 뮈지?할정도로 출판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다고 했다. 제대로 된 그림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방법을 찾아 한권 한권 의미있는 책들을 만들었다고 했다. 책에서 '에디시옹 장물랭'이란 단어를 발견한다면 이름만으로도 믿고 책을 고를 것 같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어른이의 그림책 처방전>
- 꿈, 희망, 죽음, 인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싶다면
- 신기하고 묘한 이야기를 즐긴다면 
- 콜드 플레이 음악을 좋아한다면


* 그림책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지는 표지와 내지 한 컷만 사용합니다.

** <그림책읽는어른이>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그림책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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