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반란
"울지 마. 남자가 무슨 눈물이야."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의 눈물은 금기시되어 왔죠.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울 수 있다'는 말은 그 억압의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비극적인 오해를 아시나요? 눈물은 약함의 상징이 아니라,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라는 사실을요.
인간만이 슬플 때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신이 우리에게 준 특별한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동물들도 감정을 느끼지만, 우리처럼 '눈물'로 감정을 배출하지는 못하죠. 실제로 미국의 생화학자 윌리엄 프레이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적으로 흘리는 눈물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ACTH(부신피질자극호르몬)와 프로락틴(젖분비자극호르몬)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울면서 이 호르몬들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는 거죠! 우는 것이 그저 감정적인 행동이 아니라, 실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의 균형을 되찾는 생리적인 과정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 울고 싶을 때 더 이상 참지 마세요. 마치 뜨거운 냄비의 증기를 빼듯, 시원하게 울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경험, 분명 해보셨을 겁니다.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우리 몸의 자연 치유 과정인 셈이죠.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영화를 보고 울었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현저히 낮아졌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합니다. 슬플 때 우는 것은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고,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인 것입니다.
"무엇이든 잃어버리기 전에는 그 소중함을 모른다."
이 진부하지만 뼈아픈 말이 저에게는 '눈물'에 해당합니다. 저는 요즘 극심한 안구건조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눈이 뻑뻑하고 시큰거리는 통증은 기본이고, 눈이 너무 건조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일 때도 많죠. 의사 선생님은 인공눈물을 30분에 한 번씩 넣으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이건 눈물만 넣고 살라는 얘긴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안과 처방전에는 농도가 진한 눈물, 눈물 촉진제, 심지어는 안구 코팅 안약까지 적혀 있습니다.
이 모든 불편함 속에서 저는 비로소 '눈물'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건강한 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던 그 소중한 눈물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말이죠. 우리 눈을 촉촉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눈물은 아주 적은 양이라고 합니다. 놀랍게도 인간이 평생 안구를 촉촉이 적시기 위해 필요한 눈물을 다 합쳐도 물 한 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 우리 눈을 보호하고 윤활유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만 합니다. 마치 작은 오일 한 방울이 거대한 기계를 매끄럽게 돌아가게 하듯이 말이죠.
요즘 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느라 눈을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퇴근 후에도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느라 눈을 뗄 수 없죠. 자연스럽게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눈물은 그저 감정의 부산물이 아닙니다. 우리 눈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막이자, 촉촉한 시야를 선물하는 소중한 액체입니다.
이제는 눈물을 아끼지 말고 흘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슬플 때는 슬퍼하고,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우세요. 그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자, 잃어버린 후에야 소중함을 깨닫는 눈물을 지키는 길이니까요. 여러분은 요즘 눈물 흘릴 일이 없으신가요? 아니면 눈물을 억지로 참고 계신가요? 어쩌면 지금, 그 눈물 한 방울이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치유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