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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Nov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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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이 동기부여가 되는 달리기 생활

나이키 런 클럽 (NRC) 어플을 다운로드한 지 4년 차. 오늘 아침 새벽 미사 후 뛴 게 100번째 러닝이 되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초등학생 때 100m 달리기는 좋아하고, 잘 뛰는 편이었지만 장거리는 힘들어하던 내가 운동 어플의 도움으로, 누적된 거리와 매 달의 크고 작은 도전으로 100번을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의 기록이 가장 좋았던 때, 가장 길게 뛴 날 등을 어플을 켜고 달리면 알 수 있다. 기계의 도움을 받아 누적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정말 큰 기쁨이다.


달리기만큼 그래도 노력하고 꾸준히 하면 변화하는 것을 빠르게 몸으로 느낄 수 있고, 수치로 볼 수 있는 운동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꼭 함께 달릴 사람이 필요한 것도, 값비싼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물론 요즘은 런크루 멤버들 중 내 기록이 거의 꼴찌라서 당분간 꾸준히 함께 하며 체력을, 기록을 좀더 키우고 싶어졌다.)


내가 달리기에 빠진 건 김연수 작가의 소설 <지지 않는다는 말> 때문이었고, 하다 보니 중독성도 있고, 스스로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고, 피부나 몸의 변화 등이 저절로 따라왔다.


고통과 경험이 혼재하는 가운데, 거기 끝이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자발적으로 고통이 아니라 경험을 선택할 때, 그리고 달리기가 끝나고 난 뒤 자신의 그 선택이 옳았다는 걸 확인할 때, 그렇게 매일 그 일을 반복할 때, 세세한 부분까지 삶을 사랑하려는 이 넉넉한 활수의 상태가 생기는 것이라고. 어쨌든 아직까지 그 이유는 모른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가능하리라. 달리기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시작할 때 그렇지 않다면, 끝날 때는 반드시 그렇다. -27p, 지지 않는다는 말


간절히 원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뤄주기 위해서 온 우주가 움직인다는 말이 거짓말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자주 우주는 내 소원과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어쩌면 우리가 소원을 말하는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결혼이 아니라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기를 원해야만 할 것이다. 결혼은 어려울 수 있지만, 아낌없이 사랑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그건 내 쪽에 달린 문제니까. 마찬가지로 마라톤 완주가 아니라 매일 달리기를 원해야만 한다. 마라톤을 완주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달리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다.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때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 때, 우주는 우리를 돕는다. 설명하기 무척 힘들지만, 경험상 나는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다. -10월 정규반 19째 마인드풀 러닝 쪽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 mail에서 205p
 
나도 운동으로 달리기를 즐기고, 여행지에서도 달리러 나가게 되기까지, 4년의 시간, 100번의 러닝이 필요했던 것 같다. 지금부터 100번은 4년이란 기간보다 분명 줄어들 것 같고, 달리고 싶어 지는 곳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마인드풀 러닝의 김성우 코치, MMR (Monday Morning Run) 월요일 오전의 런 크루의 도움을 받아 보다 더 잘 달리고, 달리기를 즐기는 내가 되길 바라본다.


그저 걷기에서, 달려보기까지 오기 참 오래 걸린 것 같다. 전 세계 어디서든 나의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임을 잊지 않으며 100번 달리기를 자축한다.



처음으로 남산을 (걷고) 뛰었다. 도시의 곳곳을 달리고픈 마음이 든다.



프리랜서, 작가들은 늘 분명한 끝이 없는 일상이기에 요리나 달리기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히 있는 취미를 갖게 되고, 즐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의 백번을 기대하며 2020년 11 월 누적 24.9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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