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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Nov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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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10월에 이어서 11월에도 밑미에서 리추얼 프로그램, 자기 전 저녁 요가 + 글쓰기를 도전하고 있다.

첫 주의 질문 중 하나였던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가 있나요?" 란 질문에 적은 글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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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다양한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집안 곳곳에 둔 엄마 덕분에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을 귀하게 여기고, 겨울이 오는 것을 기다려왔던 것 같다. 산타 쿠션, 포인세티아 꽃, 리스와 산타할아버지 장식••• 돌아보면 그 시간을 기다리고, 한 해의 끝을 기쁘게, 설레는 마음으로 보낼 수 있던 게 참 좋았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는 2018년의 크리스마스. 기억을 더듬어보면 엄마와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성탄절이었다. 성탄 전야 미사를 드리고, 당일엔 내내 집에 있었는데 일부 음식을 포장하고, 집 식탁보부터 빨간색으로 깔고, 벽에도 산타 장식도 붙여두고, 엄마가 투병 중이시던 때라 기운이 없으셨기에, 장식이나 불빛 등을 일부러 집안 곳곳에 두고, 가족들이 각자를 생각하며 1만원 이상의 선물을 사 오고, 드레스코드도 빨간색으로 미리 이야기해서 저녁 식사를 파티처럼 보냈다.


마마리의 크리스마스 세트와 집에서 만든 파스타, 뱅쇼, 첫째 조카와 함께 한 크리스마스라서 좀 더 유치하게, 즐겁게, 많이 웃으면서 보냈다.


가족이 함께 선물을 주고, 받으며 크리스마스 카드도 나누던 시간은 손에 꼽는 겨울의 기억이 됐다. 마치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듯한 분위기 었달까?


빨간색 드레스 코드에 맞춰 엄마는 붉은 후리스에 모자를, 아빠는 붉은 양말을, 나는 빈티지 가게에서 산 다람쥐 그려진 스웨터를 입고 조카도 붉은 스웨터였던 걸로 기억난다. 엄마와 함께 였던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행복하고, 즐거웠던 식탁이었다. 밥을 먹으며, 음식을 나누며, 블루투스 연결해 둔 오디오로는 각자의 캐럴 신청곡을 틀었는데 그 기억도.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올해의 크리스마스를 어떻기 보내게 될 지도 궁금하다. 겨울이 오고, 따뜻함이 필요할 때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 이 질문 덕분에 벌써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대림 시기의 성전, 성탄 전야 미사의 시간, 그때의 성가대 성가. 올해도 다 보고 느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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