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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나눔

by 이지나


오늘, 엄마의 성당 동생분이랑 잠깐 통화하다가 김장 100포기하고 병 나셨다며 직접 가져다줄 순 없고 혹시 잠깐 집 앞에 올 수 있냐고 하셔서 댁 앞으로 갔는데 이런 김치통 두 개를 들고 나오셨다.

손 큰 엄마 친구도 역시 손 크신 분이라 그저 웃음만.


김장 김치에 동치미까지•••

여자들의 우정은, 사랑은 음식, 김장 김치 등등 무언가를 나눈다. 특히 먹는 것을 나눈다. 끼니를 걱정하고 염려한다. 김장 후 병 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동네 김밥집에서 기본 김밥 3줄이랑 화훼시장에서 포인세티아 열개 사서 그중 둘을 아주머니께 드렸다.


오늘 만난 분은 엄마에게 몇 번이나 대봉 감을 보내주신 분이었는데, 마침 요즘 집에 대봉 한 상자가 있어서 감도 가져갔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대봉 봉투를 받고 하신 말씀. “안 그래도 우리 집에 대봉 있어서 가지고 나오려고 했는데 김치통 두 개 들고 나오느냐 손이 없었어.”


거의 잠옷에 겉옷만 챙겨 입고 다녀온 아주머니 집 앞에서 미소 지으며 따뜻한 맘으로, 두 손 무겁게 돌아왔다. 대봉, 포인세티아, 김치 등등 많은 것들 속에서 기억나고, 기억할 수 있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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