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d Island 음악예술 축제, EMMEDIA 담당자 만나다.
에드먼튼에서 1박을 하고 바로 캘거리로 넘어갔다. 캘거리 역시 대도시였다. 2개월 반을 오타와에서 지냈더니, 대도시의 높은 빌딩이 적응이 잘 안 되는 내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캘거리에는 아시아인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인지 한국에서 볼 수 있었던 프랜차이점들이 눈에 보여서 반가웠다.
참고로 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이나 토론토, 밴쿠버에 비교하면 소박한 시골 동네 같은 곳이다. 캐나다가 독립을 하고 수도 결정을 앞두고 퀘벡, 몬트리올, 킹스턴, 토론토 등 4개 도시에서 심한 경쟁이 있었으나, 1857년 12월 31일,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결정에 의하여 오타와가 수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캘거리에서는 총 4건의 미팅이 잡혀있었다. 첫 미팅을 한 곳은 Sled Island Music & Arts Festival로 6월 중순 4일간 30여 곳의 공간(venues)에서 음악공연은 물론 코미디쇼, 필름 상영,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축제이다. 매년 게스트 큐레이터를 선정하여, 페스티벌의 전반적인 프로그래밍을 만들어나가는 점이 눈에 띄었다. 큐레이터라는 개념은 공연예술보다는 시각예술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음악공연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런 페스티벌에서 큐레이터라는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Maud Slavi 총감독은 매년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큐레이터가 선정되어, 프로그래밍을 하는 데 있어서 다채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페스티벌 기간 내에 250개가 넘는 공연과 행사가 진행이 되는데, 이 모든 것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조직규모가 작게 느껴졌다. 상시적으로는 2명의 명의 직원이 있고 페스티벌 기간이 다가올수록 임시적으로 직원을 더 채용한다고 했다. 그리고 역시 자원봉사자의 힘이 정말 크다는 이야기도 이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에서 두 밴드(DTSQ, NUMNUM)가 초청되어 공연을 하였는데, 호응도가 굉장히 좋았다며 공연 영상 찍은 것을 보여주었다. 작은 극장이었으나, 모든 관객들이 손을 들어 음악에 맞춰 흔들며 음악에 흠뻑 취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페스티벌 홈페이지 https://www.sledisland.com/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EMMEDIA로 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전시 공간이 있으며, 자체적으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있는 곳이다. 캘거리 다운타운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조용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EMMEDIA를 찾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크게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복싱클럽이라는 곳과 건물을 같이 사용하고 있어서 근처에서 그 건물을 두고 뱅뱅 돌았었다. 홈페이지에서 봤을 땐 조금 규모가 있는 미디어 센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조금 놀랐다. 들어가자마자 사무공간이 있고, 작은 복도를 지나면 전시공간(블랙박스 형태)이 있었다.
규모는 작지만 지역 커뮤니티 및 네트워크가 탄탄하게 있어서 페스티벌 기간 내에는 다른 갤러리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고 하였다. 그 이외에도 미디어 아트 장비를 대여해주기도 하며, 공간 안에 녹음실이 있어서 지역 아티스트들이 언제든지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프로그래밍 디렉터 Vicky Chau는 EMMEDIA는 캘거리 내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을 주로 하지만, 해외 아티스트들에게도 항상 관심이 많으며 가능하다면 한국 예술가와의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의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작은 규모의 음악 공연 등을 소개하였더니,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며 EMMEDIA와 어울리는 공연이 될 것 같다고 하였다. 현재 이 공간은 캐나다의 Digital Fund 지원도 받고 있으며 지역 내 관련 기관과 협력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 캐나다 예술위원회의 Digital Fund에 대해서는 향후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공간 홈페이지 http://emmedia.ca/
오타와에 머물면서 캐나다 현지 페스티벌 및 예술기관 담당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 대해 알아가는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 예술가와 기관도 그들에게 소개하고 있으며 캐나다 현지 관광도 틈틈이 하고 있는 중이다. 이후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예술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