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해 지는 마음에 대하여
독서모임에서 어떤 분이 자신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랑인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와 가족에게 갈수록 미안해져 간다며. 그리고 이런 마음들이 모여 애틋해지고,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걸 보면 자신에겐 이게 참 사랑인 것 같다고.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 곁을 지킨 사람들을 보니 내가 후회 없이 주었던 사람보다는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한 사람들이었다. 이후로 문득 그런 것들이 마음을 쑤실 때마다 평생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미안한 마음이 스칠 때마다 한 번이라도 더 잘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니 말이다. 또, 반대로 생각하면 내게 미안하고 애틋한 사람들만 남았다는 건 그들은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오래 누군가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건 불장난 같은 마음도 아니고 미안한 만큼 애틋해지는 이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