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지만 괜찮아!

이겨낼 수 있어

by 라리메

부당한 대우

양심 없는 차별

눈치 주는 행동


이 모든 걸 겪어야만 나는 더 훌륭한 간호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예전에 티비에서 나온 유행어) 내가 더 훌륭한 사람 아니 간호사가 되려면 적어도 의료 지식에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실전 경험을 더 많이 해서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관계에서 오는 답답함과 억울함 그리고 부딪힘과 같은 상황적인 대처 능력들이다.


내 경우도 이런 상황들이 너무 많아서 그걸 다 열거하자면 글자수 초과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한다. 나보다 더 힘들 수도 있는 그대들을 위해 조금의 위안을 주고 싶어서 그렇다.




갑질하는 조무사 그녀,,,,ㄴ

상급자도 아니고 내가 직함을 받아서 본인에게 부하직원이 아님에도 나를 가르치려 든다. 심지어 내가 상담한 환자들을 자기가 관리한다며 내가 보낸 문자를 또다시 보내고 확인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일을 처리한다. 고충이 많아서 윗 상사에게 아무리 토로해도 그때 돌아오는 대답은 "쟤 원래 저러니까 냅둬" 이다. 아무리 그래도 일을 같이 하는 입장에서 서로 배려와 소통이 중요한 부분인데, 어째서 소통 없이 일을 하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럼에도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다름이 아닌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환자분들 때문이다. 정말 작은 기대만으로도 희망을 품는 분들의 눈빛을 바라보면 희망찬 미래를 마주 보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나는 이 일이 좋다. 다만, 저 작은 녀자 사람 때문에 골치가 아플 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내가 더 낫다는 위안을 스스로에게 주기 위함이다. 그녀가 싫다고 그것만 품고 있으면 내게 오히려 더 해가 되기 때문에 잊을 수 있을 때 빨리 잊으려고 노력 중이다.




환자분들에게 선물을 받아도 나에겐 없다.


대부분 선물은 과일세트나 멸치세트 아니면 커피 등등 다양한데 원장님은 지방에서 오신 분들이 많다 보니 특산물이 자주 들어온다. 한 번은 송이버섯이 들어와서 구내식당에서 맛있게 요리해준 적이 있었다. 이 케이스는 병원 총무과로 들어온 선물이라 내가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외래 진료실에서 직접 원장님께 전달 해준 선물들은 외래 직원들이 나눠갖기도 하는데, 그때 귤 몇 박스부터 멸치 박스 등등 내가 본 것만 몇 박스가 넘는 선물들을 난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나에게만 왜 안 주냐고 할 테지만 글쎄다 나도 궁금하다 왜 나만 안 주는 건지,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이가 나에게만 안 줘도 된다고 했는지 나로서도 알 수가 없으니 이유 없이 싫어하는데 재주가 있을까?


한 번은 스타벅스 카드를 받은 적 있는데 한도가 정해졌어도 외래 직원과 2층 처치실 식구들까지 다 한잔씩 마실 수 있을 정도였던 걸로 알고 있다. 근데, 당일날 메뉴를 정하는 게 아닌 다음날 내가 휴무인 날 굳이 커피를 시키겠단다. 그래서 나의 직장 상사가 직접 물었더니 내가 쉬는 걸 알고 일부러 그렇게 한다고 했다는 거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다. 괴롭지만 괜찮다. 정말로,,,




우린 점심도 눈치 보며 먹어야 한다.

상담실은 업무가 외래에서 진료가 끝난 환자를 받다 보니 외래보다 늦게 끝날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오버타임이 될 때가 많은데, 가끔 외래가 환자분들이 없을 때가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외래가 끝난 소식을 알려주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점심시간인 오후 1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다. 무작정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그럴 때 짬이 나서 글을 쓰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라 오래 걸리지 않는다.


퇴근도 다른 부서에서 이미 퇴근하고 있는데도 나에게는 꼭 시간을 지켜서 퇴근하라는 지시다. 그들 중 내가 일찍 퇴근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이다. 어차피 나는 1시간이나 일찍 와서 30분 일찍 가도 이미 진료가 다 끝났기에 내가 할 일 역시 모두 마쳤기에 가도 무리는 없다. 근데, 그들이 싫어하고 입소문을 안 좋게 내니까 나는 조금 늦게 가라는 게 상사의 설명이었다. 왜 나만 그렇게 하라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굳이 전쟁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 순순히 따를 수밖에,,,


이번 추석연휴는 장기간 휴식에 돌입한다며 억지로 연차를 쓰라고 한다. 그것도 2,4,10일 중 하루는 꼭 연차를 써야 한다는 거다. 아니 이렇게 긴 휴가기간 동안 굳이 내 연차를 쓰면서 쉬어야 할까? 병원 방침이라도 이건 너무 한 거 아닌가 싶다.




나의 이야기에 한숨만 나오는가? 맞다 나도 그렇다. 한숨이 잘 안 쉬어진다.

너무도 답답해서 속에 구멍을 뚫어 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근데, 나는 이곳을 불평을 하며 다니고 있다. 그만 둘 생각은 꿈도 못 꾼다. 물론,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로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익숙해져 버린 일과 이제 더 이상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더 어려운 일은 못할 거라는 걱정이 더 못 움직이게 만들고, 이곳에 정착하게 만든다. 저런 일들은 여기에서 비일비재하게 겪어냈으니 얼마든지 지낼 수 있다. 다만, 내가 지치는 것은 기약 없는 싸움이다. 내가 저지른 일이 쉽게 끝낼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만 빼면 나는 괜찮다.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