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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험설계사 홍창섭 Jun 24. 2020

Part 5 세일즈 매니저가 되다.

챔피언이 아니어도 괜찮아

                                                                                                                                               

 험난했던 11주간의 보험영업의 시간을 보낸 후 2010년 1월부터 세일즈 매니저가 되기 위한 4주간의 합숙 교육이 또 시작되었다.


그곳에는 우리 대구 부산의 프로젝트 출신 18명 외에, 기라성 같은 푸르** 선배님들이 계셨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정말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러운데, 겨우 11주 영업 경험만으로 수년, 10년이 넘는 라이프플래너 경력을 가진 그분들과 동급쯤 되는 줄 알았다.


격리수용과 세뇌가 무서운 것이, 돌아보면 우리는 특채이고, 일반 보험설계사 조직과 다르다는 우쭐함도 있었던 거 같다. 진짜 나는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때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난척했던, 그럼에도 다 받아주었던 SM 동기분들에게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처음 입사 때처럼 새벽부터 새벽까지 끝이 없는 4주간의 합숙 교육을 마치고, 라이프***(설계사)가 단 한 명 없이 관리직인 세일즈 매니저만 10명인 지점으로 돌아와서, 세일즈 매니저의 Role을 수행하게 되었다.


워낙 채용 조건이 까다로운 푸르**이기에 일 년에 2명만 뽑아도 잘하는 거라 했지만, 영업하지 않고

다른 팀원 관리할 것도 없으니 3-4명 뽑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라고 했다.


근데 역시나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아니 1년 동안 리쿠르팅만 하는데 2명을 못 뽑는 게 말이 되는지?

신기했다. 너무 쉬운 거 아닌지. 나는 영업은 못하지만 뽑고 관리하는 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같이 일을 하고 싶었던,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 지인들을 다시 또 찾아갔다.

세일즈 매니저, 관리직이라는 묘한 우월감이, 영업시절과는 다르게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는

죽음이 아니라 이제는 인생의 꿈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당신의 소중한 꿈은 무엇입니까?


4주 합숙 내내 외우고 익혔던 변화를 이끌어 주는 그 스크립트를 이야기했다. 안정적으로 나오는 월급도 나를 굉장히 거만하게 만들었고, 자신 만만했었다. 이제 진짜 성공가도만 달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 현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푸르** 라이프**로서 입사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원 자격 자체가, 4년 대졸 이상의 학력, 직장경력 2년 이상(보험 무경력자)에 한하고, 당시에는 구직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은 현재 재직 중이라는 조건이 있다.


그런 후보자들 중에서도, 우리 JOB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서  각 2시간 정도 걸리는 일종의 JOB 설명회인 CIS1, CIS2, CIS3를 지점장님에게서 듣고, 거기서 우리 일의 비전을 느꼈다면, 면접 과정인 TS1

(지점에서 지점장님과 세일즈 매니저와의 일대다 면접), TS2(본부장님과의 1:1 면접)를 통과를 해야 해야만 입사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중간중간 아무리 본인 하고 싶어도 탈락을 시킬 수도 있고 탈락되는 후보자도 많았다.  


 각 과정이 지나갈 때마다, 아무리 그래도 보험일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금의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담당 SM과 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난 영업 경험이나 JOB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채로, 머리로 열심히 외운 꿈과 비전을 이야기했지만, 다들 '그렇게 좋으면 네가 하지?' '너 11주 영업해놓고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냐?' '네 말대로 가면 진짜 성공할 수 있는지,  내가 뭘 해줄 수 있는지' 묻는 후보자에게 자신 있게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라이프***가 참 좋은 직업이기는 한데, 당시 도제 시스템으로 세일즈 매니저가 가진 영업 노하우를 다 전수해주는 푸르**의 트레이닝 시스템으로는, 당시 지점에 다른 선배님도 전혀 없는데, 입사하면 온전히 내가 다 교육을 해야 하는데, 사실 트레이닝에 대한 자신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라이프 ***는 정말 좋은 직업인 거는 같았지만, 나는 할 자신이 없었고, 그런 불편한 느낌이 있으니 그들을 마지막까지 설득을 할 수가 없었다. 점점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나의 실체를 아는 지인들에게는 더 이상 job을 제안할 수가 없어서, 인터넷 구인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구직자들이니까, 조금은 편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역시 내가 라이프***란 직업에 확신이 없으니, 조금이라도 찜찜한 게 있으면 하지 못하는 성격상,

사람들을 강하게 끌지를 못했고, 단 한 명도 뽑지 못하는 답답한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리쿠르팅도 없고, 그래서 교육할 것도 없고,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할게 하나도 없는 백수 같은 생활이었지만 아무 할 일이 없어서 너무나 너무나 힘이 들었다.


그렇게 1년 내내 채용 및 관리하는 설계사 단 한 명도 없이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마감 미팅을

하는, 정말 할 일 없이 극도로 피곤한 세일즈 매니저의 생활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보장된 월급도 이제 끝이 날것이고, 이제 그만 퇴사를 할지 라이프 ***로 새 출발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 조차도 영업에 대한 확신도 없고, 신입 설계사에게 해줄 어떤 조언도 못해주는 세일즈 매니저를 하는 건 멋모르고 계속하는 것은, 나만 믿고 들어오는 후보자들에게 범죄라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나 들어왔다가 실패하고 나가면, 내가 미안해서 죽을 것 같아서, 차마 리쿠르팅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서야 다시 샐러리맨을 할 수도, 갈 곳도 없었기에, 그래도 라이플 ***는 좋은 직업인 건 아니까, 그리고 예전에 나를 믿고 계약을 해준 고마운 분들을 배신하고, 차마 그만둘 수가 없어서, 정말 겁이 났고 자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마지막으로 끝까지, 정말 리쿠르팅을 하고 싶었던, 한 후보자의 입사 포기를 끝으로, 힘들고 외로웠던 1차 세일즈 매니저로서의 도전을 포기하고, 할 수 없이, 2011년 솔직히 아무런 준비도 없이 라이프 플**로서의 새 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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