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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쩐구 Sep 01. 2023

결벽증이 뭐 어때서?

콩이가 부러웠다고 한다. 남이 먹다 남은 라면 국물을 전혀 개의치 않고 들이킨 그녀가.

털털하고, 허물없고, 뭐든 맛있게 잘 먹고, 복이 절로 굴러들어 오는 좋은 성격은 맞는데, 자신이 타고난 성향과 자라온 환경이 원래 그런 거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자신의 굳어진 성향을 거스르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 ​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내 아이가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타인이 먹다 남은 라면 국물을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가끔 자신이 힘들지라도 그냥 나처럼 까탈스럽고, 결벽증도 있고, 약간은 깐깐하고 까칠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


아이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아이는 결국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아이로 자랄 것 같다. 이제 다섯 살인데 지금도 밖에서 화장실을 가지 않는 걸 보면 그런 성향이 이미 보인다. ​


행사 뒤풀이 뷔페에 가서 (먹을만한 게 없어서) 아무것도 안 먹고 앉아 있어도 괜찮다는 걸 터득한 뒤로 그냥 편하게 앉아 있는다. 누군가가 물어보면 그냥 속이 안 좋다고, 아침을 늦게 먹었다고 말하면 그만. 결혼 초반에는 시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은 맛이 있든 없든 하나도 남기지 않고 처리했는데, 이제는 편하게 먹고 싶은 만큼만 먹는다. 뭐 잔반 처리기도 아니고. 과식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결벽증, 결벽증은 자신이 좀 많이 힘들어서 그렇지 적어도 남에게 피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위생관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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