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줄교양_전염병의 역사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전염병, 얼마나 알고 있나요? 과학 스토리텔러 ‘오후’가 역사 속 전염병과 그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LIFEPLUS의 지식 교양 콘텐츠 <알려줄교양 – 전염병의 역사>, 두 번째 주제는 전염병과 자본주의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시민 간 전염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특히, 미국과 브라질 그리고 일부 유럽 국가들의 감염자 숫자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경제 위기를 이유로 ‘락다운(봉쇄)’을 해제하고 조금씩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죠.
코로나 19는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 불릴 정도로 베이비부머(1946~1965년에 출생한 세대)에게 치명적입니다. 베이비부머는 은퇴한 경우가 많아, 당연하게도 젊은 층에 비해 경제적 활동이 저조합니다.
그러니까 락다운 해제의 의미를 정리하면, 경제적 활동이 저조한 장년 혹은 노년층의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지속해서 봉쇄하는 것보다 일자리를 잃고 있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층의 경제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라 경제에 타격이 적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게는 노년층의 코로나 19 전염 확대 보다 죽어가는 경제가 더 걱정인지도 모릅니다.
말라리아는 현재 진행형인 전염병입니다. 그 이유는 말라리아 원충의 면역 방어 능력이 탁월해 백신을 만들어도 금방 내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숨겨진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말라리아가 더 이상 선진국에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 90%는 사하라 이남에서 거주하는 아프리카인입니다.
말라리아는 따뜻한 곳에서 멀리 퍼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선진국은 말라리아의 숙주가 되는 모기의 수를 기본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기본적인 방역이 가능하다는 의미이죠. 선진국 입장에서는 말라리아를 ‘나와 관련 없는 일’처럼 여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라리아 백신 개발은 수익 사업이 아니라 구호 차원에서 이뤄집니다. 물론 구호 사업도 좋지만 돈과 인력이 부족한 만큼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그렇다면 다른 전염병은 어떨까요?
사스나 메르스는 몇 년 전에 유행한 전염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전염병 유행 기간에 비해 백신 개발 기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빨라야 1.5년이 걸립니다. 물론, 이 기간도 국가의 지원이 충분하고, 임상 실험이 차질 없이 진행되며, 비용을 많이 투입했을 경우에나 가능합니다. 하지만 백신이 개발된 뒤에도 해당 전염병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실제로 사스와 메르스도 사라져버렸죠. 정확히 말하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모습을 변형해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로요. 코로나 19의 정식 명칙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입니다. ‘사스 2’인 셈이에요. 사스와 메르스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이죠.
만약 당시에 사스와 메르스의 치료제를 개발했다면 코로나 19의 유행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물론 변형 종이라 치료 효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그때 쌓아둔 자료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백신 개발 시간을 앞당길 수 있었겠죠. 사스와 메르스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사스와 메르스가 중동∙아시아에서만 유행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말라리아처럼요.
반면, 코로나 19는 유럽과 미국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내에 치료 약이 나온다거나 1년 내에 백신이 개발된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루빨리 치료제가 상용화되길 기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코로나 19가 빨리 치료될수록 말라리아를 정복하지 못한 이유가 경제적 가치 때문이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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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Meets Life, LIFE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