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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서 Jul 17. 2018

아줌마! 듣는 아줌마 기분 나쁘다

집은 파주인데 일산까지 가는 전철을 탔다. 일산에서 내려서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한다.

젊은 할머니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나를 보며 물었다.

“아줌마!!” 위아래로 스캔하듯 내 몸을 훑는다.

“아줌마!! 이 전철에서는 왜 사람들이 다 내리는 거야?”    

답을 해줬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다. 아줌마를 아줌마로 불렀는데, 기분이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아줌마라는 말은 아주머니라는 말의 줄임말이자 아주머니보다 더 낮추어서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사전은 사전일 뿐이고, 그 할머니가 “아줌마”라고 쓰는 말은 다음과 같은 뜻을 가졌다. 단순히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자를 넘어 세련되지 못한, 꾸미지 않은, 딱 봐서 아줌마스러운, 행색이 초라한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사실 나는 꾸미지 않고 백 팩을 메고 다닌다. 누가 봐도 아줌마다. 지금은 평생 짝꿍이 있는 아줌마라 그런지 나의 겉모습에 관심이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미시족들도 많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는 지금이 편안하다. 옷은 남들한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입으면 된다. 아줌마라고 해서 모두 나 같지는 않겠지만 나는 아줌마라는 핑계로 편안한 복장과 화장기 없는 얼굴로 편안하게 살고 있는 요즘이 좋다.


하지만 오늘따라 아줌마라는 말을 듣는데 상당히 불쾌하다. 말하는 사람의 어투가 문제겠지만, 조금은 꾸미고 다녀야하나 라는 고민도 살짝궁 된다.

아저씨들은 오빠라는 말을 들으면 마냥 좋아라 한다. 겉모습은 아저씨지만, 영원히 오빠이고 싶은 기분. 왠지 오늘따라 완전 공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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