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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서 Oct 09. 2018

까짓것 돌아가면 된다

고개를 들어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했다. 한남역이었다. 내려야 할 역은 이촌역, 두 정거장을 더 왔다. 바쁜 출근길에 정신을 놓고 책에 너무 빠져 있었다. 서둘러 반대편 지하철을 타러 발길을 재촉했다. 더 많이 갔다면 회사에 지각할 지도 모를 일이다. 빨리 알아차려서 다행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인생의 길이라면 어떨까?’


인생의 길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잘못 들어선 길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되돌아간다는 것은 나의 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니 좋은 일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가면서도 두려움때문에 계속 그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왔던 만큼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는 두려움과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한다는 두려움.


잘못된 길에 들어섰다면 더 멀어지기 전에 바로 알아차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면 “까짓것 돌아가면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만일 돌아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그래도 잘못된 길을 계속 가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 먼 길을 돌아가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사람이고 싶다. 


그때도

“까짓것 돌아가면 된다”

라고 가볍게 훌훌 털고 일어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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