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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Nov 08. 2019

일상에 여유를 담다

매일 가는 미술학원. 조금 더 천천히 여유있게.

중구 정동에 있는 미술학원을 다닌 지 5주 차가 되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우리는 정동길을 걸어서 미술학원으로 걸어간다.


남는 게 시간이니 학원 시작보다 훨씬 여유 있게 나온다. 둘 다 3시 반에 수업이 시작인데 우리는 점심을 먹고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는 집을 떠난다. 예전에 아이들이 기관에 다녔을 때 학원에 데리고 갈 때면 항상 마음이 급했고 아이를 몇 번이고 재촉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미술학원을 가는 게 하나의 나들이가 되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것...  일상이 달라진다.


약속을 할 때도 항상 30분 일찍 가면 얼마나 심적으로 여유 있는지 알면서도, 항상 바쁜 우리는 제시간에 맞춰가기도 힘든 실정이다. 하루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고 우리는 너무 바쁘다.

나 조차도 그렇다.


나의 인생 책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간소화하고 간소화하라.
p. 141


170년 전 사람이 이야기하는 일상의 미니멀리즘.




정동길을 걸을 때마다 그 기분이 너무 좋아서 갑자기 첫날 문뜩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같은 스폿에서 올 때마다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것. 적어도 2달 동안은 매주 올 테니 매주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서 남기기로 했다.


그렇게 벌써 5번의 사진을 찍었다.


계절의 변화.

나뭇잎 색의 변화.  

장터가 열린 날의 북적거림.

아이들 표정의 변화.

위에서 아래로 순서대로 찍었다. 옷차림을보면 날씨의 변화가 보인다.장터가 열린날은 한껏 들뜬분위기에 아이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일상에 여유를 두면 보이긴 것들이다.


이렇게 사진들을 모아놓으니 예전에 홈스쿨링을 시작하고 마냥 고민스러웠던 때가 떠오른다. 그러나 이제는 한 달, 일 주, 하루.. 시간이 지나는 게 아쉽다. 생각보다 홈스쿨링은 할만하고 나와 아이들의 가을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곧 겨울이 오고 연말이 올 테고 2020년 새해가 올 것이다.


축복같은 요즘.


오늘은 일상에서 또 어떤 여유를 느껴볼까?

우선 늦잠꾸러기들을 깨워서 느긋한 아침식사를 함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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