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는 MZ세대.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함께 칭하는 용어로 1981~2010년생을 지칭한다'고 한다. 요즘 여기저기서 불고 있는 MZ세대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MZ세대 잡는 마케팅', 'MZ세대 문화 파헤치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MZ세대를 쉴 새 없이 정의하기 바쁘다.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정의하는 글들은 참 재미있다. 분명히 맞는 말도 있지만,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같은 MZ세대라는 사람들이 쓴 글을 보더라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가끔 나오는데, 그들은 자신이 MZ세대의 모범 표본이라 생각하고 글을 쓰기 때문인 것 같다.
MZ세대는 하나의 단어나 문장, 한 권의 책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MZ 세대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세대도 이렇게 하나의 동물 종(Species) 설명하듯 정의할 수는 없다. '나는 다른 아저씨와 달라', '나는 일반적인 40대와는 달라', '나는 젊게 살고 있어' 등 내가 실제로 들은 중년층의 이런 말들은 그들 자신도 한 세대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정의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것을 나타내는데, 왜 MZ세대만 하나의 트렌드로 정의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MZ 세대를 정의하는 말 중에 공감되는 부분도 물론 있다. 하지만 남들의 생각보다 나의 행동이 어떤 논리적인 사고에 의해 표출되는 것은 아니기에, 'MZ세대의 행동에 담긴 그들의 사고방식' 같은 글들은 지나친 일반화가 아닐까 라는 우려가 들 수 밖에 없다.
오늘은 MZ세대에 대한 정의를 MZ세대의 일원으로써 바라보고 공유하고자 한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위해선 많은 표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MZ세대의 한 명으로써 나의 사고방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나의 이러한 글들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MZ세대의 특성이라 많이 공유되는 정의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나는 절대 MZ세대를 대표하지 않으므로, 우리라는 표현보다는 '나'라는 표현을 사용하겠다.
생각이 다양한 MZ세대, 이런 생각을 하는 애들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시며 가볍게 보시길...
> MZ세대는 정년도 보장되지 않는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
>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기 때문에 현재의 보상을 원한다.
> 조직 보다 나 자신을 위하는 세대다.
MZ 세대는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약하다! 정말 너무 많이 듣고 보는 말이다. 장기근속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분들이 포진해 있는 기존 조직에서 MZ 세대에 대한 정의는 주로 '끈기가 없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공동체 의식이 없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왜 내가 그들의 조직에 충성할 수 없는지 그 내면을 조금 더 살펴주었으면 한다.
'무조건적인 조직의 존속' 만을 최우선하고, '조직의 성장'을 '자신의 성장'과 일치시켰던 세대의 눈으로 볼 때 나는 충성도가 약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몸바쳤던 조직이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법인이라는 하나의 또 다른 거다른 생명이 살기 위해 그 안에 열심히 일하는 세포들을 얼마나 끊임없이 죽이고 재생하는 지를 바로 윗세대를 통해 알게 된 나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은 나를 속이는 일이다.
하지만 이 말이 오로지 내가 나의 '워라밸'과 '진정한 나의 삶'을 꿈꾸며 조직에 대한 충성의지가 아예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충성하고자 하는 조직이 있다면, 충분히 충성할 수 있다. 많은 청년들이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 사업을 하며 밤을 새는 모습만 보아도 그들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냥 그 조직에 충성할 이유가 없어 안하는 것, 그 뿐이다.
충성을 요구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마음을 갖고 입사한 이들에게 '부족한 너를 뽑아준 우리 기업에 감사하며 충성하라' 라는 메세지를 넌지시 던지는 선배님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물론 사회초년생으로써 업무적으로나 인간관계적으로나 부족한 것은 맞다. 나 또한 그것을 알고 있고 조금 더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앞으로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 곧 그 회사에 '감사'하며 다녀야 할 이유는 전혀 되지 않는다.
어려운 시국에 채용해주셔서 감사하지만, 노예를 산 것이 아니라 팀원 전체의 보다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뽑은 것이라면 이 기업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장소가 아닌 함께 일하며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임을 먼저 이해시켜 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이는 나를 왕처럼 대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경영진들이 꿈꾸는 비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별도 시간을 잡아 설명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회사 전체가 아닌 내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본다. 그저 나의 팀장, 내 바로 위에 사수, 나보다 몇 달 먼저 들어온 동료가 일은 힘들지라도 저마다의 목적과 자부심을 가지고 다니고 있으면 된다. 내 미래가 곧 내 옆과 앞에 앉은 사람인데 당연히 그들을 보며 조직에 대한 충성 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당장 걸어가야 할 길이 바로 앞에 있는데, 저기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궁전을 보며 힘이 날 리 없다.
모두가 의기투합하여 공통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또 그 안에서 모두가 자부심을 갖는 회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미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나도 잘 안다. 또한 내가 100% 만족하며 다닐 회사는 '내가 하는 (잘 되는) 기업' 뿐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나에게는 곧 회사 자체이며, 전체이다. 그들이 바라보는 회사에 대한 시선에 늦게 합류한 나는 물들 수 밖에 없고 그 출발점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요즘 많은 기업들이 '기업문화'에 더 신경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기업이 내거는 조직문화와 이에 맞는 이들이 구성원 중 다수를 차지하는 기업.
(너무 어렵겠지만) 그 기업의 문화와 내가 맞다면, 기꺼이 조직에 충성할 수 있다.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고쳐야 할 부분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나 잘났다고 말하며, 자신의 할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원팀을 해치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은 MZ세대의 특징이 과도하게 드러난 이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 개인의 인성이 처참한 것이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다.
FYI. 내가 여기서 말한 기업문화라는 것은 '조직 전체의 문화' 가 아니다. 기업의 핵심가치, 일하는 방식으로 대표되는 대외용 기업문화가 아닌, 내가 속한 팀의 조직문화다. 하루 여덟 시간을 붙어 있는 팀의 문화가 나아게는 곧 그 기업의 조직문화다.
<계속>
*표지 이미지 출처: "미래 비즈니스 바꾸는 新인류 ‘MZ 세대’", 이코노미조선
https://biz.chosun.com/industry/2021/05/31/57JHHZF4FBFCLGEKGKJI3IQ2V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