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배워야 산다
"또리야, 오늘 또리가 다닐 학교 구경하러 가자!"
누나는 나를 데리고 학교에 가요. 유리벽 너머로 여러 강아지 친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보여요. 나도 이번 주말부터 학교에 입학한다고 했어요. 예의 바른 멋진 강아지가 되기 위한 기초 소양을 갖추는 과정이래요. 앞으로 6주간 학교를 열심히 다녀 더 멋진 강아지가 될 거예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많아요.
엄마는 나를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챙겨요. 누나는 새로 내 이름표를 주문하고 새로운 옷과 간식도 사주었어요.
그동안 나는 필수 예방접종 주사 맞느라 고생 좀 했어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무섭고 아픈 중성화 수술도 다 겪어냈어요.
드디어 학교 오리엔테이션이에요. 누나가 내 보호자로 함께 참여해요.
누나는 내 가방에 예방 접종 기록, 나를 안전하게 이끌어줄 목줄과 목걸이, 하네스를 챙겨요. 내가 좋아하는 치킨, 비프, 터키 간식도 종류별로 넣었어요.
강아지 기초 과정반에는 나랑 비슷한 생후 1년 미만의 강아지들이 입학했는데 생김새와 크기가 정말 제각각이었어요. 갑자기 낯선 환경에 와서 조금은 긴장되고 두렵기도 했지만 누나랑 함께라 괜찮아요.
이제부터 학교에서 또래 강아지들도 사귀고, 예의 바른 멋진 강아지가 되기 위한 기초 명령어와 기다리기, 집중하기, 사회성 기르기 등 강아지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예의범절을 하나씩 배우게 돼요.
이미 누나가 집에서 기본적인 명령어와 예의범절을 가르쳐 줬는데 뭘 더 배워야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소개됐어요. 수염을 턱 아래에 길게 기른 키 큰 남자 선생님이에요. 강아지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고 강아지와 보호자가 함께 참석했는지 확인을 해요. 마침내 "Tori"하고 내 이름이 불려요. 누나는 손을 들어 우리의 참석을 확인해요.
다음 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함께 수업을 받기로 해요. 오늘은 처음이라 친구들과 눈인사만 나눠요.
6주간의 수업은 쉽지 않았어요.
첫 시간에는 'sit', 'down', 'wait' 등 기본적인 명령을 배웠어요. 누나가 간식 주머니를 들고 내가 잘할 때마다 "Good boy"하고 간식을 줘요. 누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다가 누나가 오케이 사인을 줄 때만 행동하는 엄격한 규율 훈련이에요.
사실 이건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였어요. 이미 아빠, 엄마, 누나랑 집에서 여러 차례 선행학습을 했거든요? 선생님이 "Tori, good job!"하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나는 맛있는 간식도 많이 먹고, 칭찬도 받고 정말 신이 났어요.
학교에서는 이 밖에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것들을 익혔어요. 배변훈련, 물지 않기와 기다리기 훈련, 주인만 바라보고 주인 말에 복종하기 훈련 등등…
나는 6주간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다른 강아지와 만나도 짖지 않고, 예의를 지켜 천천히 냄새 맡으며 접근해 친구가 되는 방법도 배웠어요.
수업 도중에 훈련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누나가 용기를 주고, 무엇보다 잘하고 나면 누나가 주는 맛있는 간식 보상이 신나 꾹꾹 참으며 모든 수업을 다 마칠 수 있었어요.
마침내 나는 6주 과정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어요. 마지막 날 제법 난이도 있는 졸업시험도 패스하고 당당하게 자랑스러운 학사모를 쓸 수 있었답니다.
이제 또리는 사람들과 힘께 살아가기 위한 예의 바른 강아지로 거듭났어요.
아빠가 “우리 또리 이제 배운 강아지구나? 아주 잘했어!!”하고 칭찬해 주셨어요. 엄마도 "또리야 정말 잘했어. 졸업 축하해!"하고 쓰담쓰담하며 고구마랑 호박, 당근으로 만든 맛난 간식을 주셨어요. 누나는 나와 모든 교육 과정을 함께해 나의 졸업을 누구보다 더 많이 축하해 주었어요. "나는 이제 강아지 교육 전문가야! 또리 누나 말 잘 들어야 해"라며 뿌듯해해요. 나도 "멍멍" ‘누나, 나와 함께해 줘서 고마워!’라고 기쁨을 전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기분이 좋아 누나와 뒷마당에 나가 장난감 잡기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