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운 이유는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상상력의 부재 때문에 미래가 두렵고, 반대로 상상력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두렵기도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품고 살고 있다면, 미래의 두려움을 먼저 걸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혼자 떠나는 것.'
지금까지 살면서 꽤 많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함께 말이죠. 누군가와 함께 했던 여행들을 돌아보면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고, 여행하며 갔던 좋은 풍경과 그때 먹었던 맛있는 현지 음식들이 떠오릅니다. 저절로 흐뭇해지는 장면들이 떠오르죠.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꼽으라면,
혼자 했던 여행이 떠오릅니다.
대화할 사람도 없고, 출발할 때부터 돌아올 때까지 의지할 곳이라고는 나 자신밖에 없는 그런 여행.
혼자 하는 여행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필요한 것을 내가 챙기지 못하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과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믿을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
혼자서 가본 적 없다는 점에서 모든 것들이 불확실성을 품고 있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일단 출발을 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발이 움직여집니다.
내 발목을 계속 붙잡을 것만 같았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감은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움직임이라는 관성이 붙은 여행은 생각보다 거침이 없습니다.
일단 일상의 루틴에서 완전하게 분리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불안감을 지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온전히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죠.
방송에서, SNS에서, 유튜브에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을 봤을 때,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실제로 한국의 여행지, 관광지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을 봐도 불안해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혼자 하는 여행의 순간에 집중하게 되면,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든든한 조력자가 나타납니다.
'내면의 나 자신'
그리고 내면의 그, 또는 그녀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불안한 마음을 안심시켜주기도 하고, 결정이 필요할 때 조언을 해주기도 하죠.
단순히 여행에 도움이 되는 조언만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 전하지 못했던 진심, 아주 오랫동안 묵혀왔던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함께 이야기 나눌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여행은 피부로 직접 느끼는 것이라는 점에서 큰 경험이 됩니다. 함께 하는 친구, 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고 추억으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다른 여행도 있습니다. 홀로 하는 시간, 기존의 세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고립의 시간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나는 여행.
친구와 함께 추억을 쌓는 여행은 나뭇잎이 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의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라면, 혼자 하는 여행은 내면에 하나의 씨앗을 심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나의 미래가 불안하기만 하고 두려움이 가득하다면,
혼자 하는 여행을 통해 두려움을 먼저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한 줄 코멘트. '가장이라서, 아이들을 챙겨야 해서'라는 이유로 여행은 먼 나라 이야기라고요? 아내에게, 가족에게 허락을 구할 수 없다고요? 그것에 부딪혀 보는 것부터가 두려움이자 여행의 시작입니다. 배우자에게 미안한 마음보다 내면과의 대화가 훨씬 중요할 때도 있고,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그렇게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여러분'이라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