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부터 성인이 되면서까지, 나의 일본어 학습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2학년이 되니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 시간이 왔다. 우리 학교는 일본어와 중국어 두 개 밖에 없었고 난 당연히 일본어를 선택했다. 수업시간에 본문을 읽을 일이 있어 일본어를 소리 내서 읽었더니 다들 나보고 엄청 잘한다고 추켜세워줬다. 나는 당연히 중학교 때 공부를 했으니까 수업은 쉬웠다. 발음만 들으면 일본 사람 같다며 칭찬 아닌 칭찬도 들었다.
일본어 담당 선생님이 개별적으로 조직한 일본 학교와의 교류회 프로그램도 있어서 거기에 참석했다. 규슈 지방의 시골마을에 있는 중학교에 방문하기 위해 3박 4일간 후쿠오카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난생처음 여권을 만들었고 해외에도 가보게 되었다. 나중에 그 학생들이 한국으로 놀러 오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구) JLPT 4급(지금은 5급까지 있지만 개편 전에는 4급까지 밖에 없었다)도 시험 봐서 당연히 붙었다. 그리고 그 성적을 써먹지는 못했지만 당연히 수능 볼 때도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해서 시험을 봤다.
그러고 대학교에 왔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이대로 두기는 뭔가 아까운 거다. 그래서 EBS 라디오 어학방송을 들으며 독학으로 공부를 계속했다. 이어서 (구) JLPT 2급을 취득하기 위한 공부도 시작했다. 당시엔 대놓고는 아니었지만 일본 노래나 일드가 살짝 유행이어서 영상 자료도 많이 봤다.
그러다 노래를 몇 곡 들어보고 흥미가 있었던 일본 가수인 우타다 히카루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되면서 그녀가 블로그에 쓰는 말들, 그녀가 직접 쓰는 가사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져서 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 JLPT 2급은 물론이고 1급도 당연히 합격했다. 그리고 이때 해리포터 시리즈도 일본어판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내가 배우는 모든 언어로 해리포터를 읽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웬만한 언어로는 다 번역되어 있어 책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 어언 25년 차. 연차로만 따지면 어마어마한 기간이지만 일본에 가서 산 것도 아닌 그렇다고 일본어로 사업을 하거나 업무에 사용한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나의 일본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니다.
모든 외국어 공부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