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30일 지났다 (3)

한 달에 한 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저녁 시간 가지기

by 세니seny

어제는 백만 년 만에 추석연휴나 설연휴도 아닌데 퇴근하고 와서 밥만 먹고 그대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엄청 불러가지고는 그 상태로, 멍-한 상태로 씨네마운틴 팟캐스트를 크게 들어놓고 낄낄대면서 역시나 멍하게 핸드폰 게임이나 했다. 씨네마운틴이 다 끝나자 그 상태로 비밀보장을 틀어놓고 또 멍하게 핸드폰으로 게임을 했다. 피곤한데도 그 와중에도 잠들진 않았다. 결국 평소와 달리 책 한 장도 안 들춰보고 이 닦고 잠들었다.


그런데 퇴근하고 공부를 안 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니 확실히 덜 피곤했다. 아니, 남들은 다 이렇게 편하게 사는 거였어? 퇴근하고 와서 밥 먹고 텔레비전을 보며 빈둥대다가 잠드는 삶. 나만 여태 퇴근하고도 혼자 집에서 그렇게 바쁘게 아등바등 살았던 거야? 이번 이직만 성공해 봐라. 나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펑펑 노는 삶 살 거야. 넷플릭스도 정기구독하고 망가질거라구.


소중한 저녁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는 약간의 죄책감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저녁나절을 아무 생각 없이 푹 쉬어주고 나니 오히려 사기가 충전되었다.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명확해졌고 2월에 대한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생각해 냈다. 오히려 더 잘된 거 같다. 앞으로 한 달에 딱 한 번, 평일 저녁에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날을 만들어볼까 하는 결심까지 했다. 그래야겠어.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은 평일 저녁에 아무것도 안 하고-적어도 공부는 안 하는-쉬는 시간을 가져야겠어.


2월에는 1월의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를 변주해 보면서 진짜 뭔가 눈에 보이는 변화를 일으켜내도록 해봐야지. 1월엔 결과가 없었기에 그저 ‘시도를 했다’는 것으로 만족하긴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러면 좀 그렇잖아? 아무리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게 없으면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드니까.


팀장님이 말씀하신 성과 vs 노력 중 무엇이 중요하나의 문제 또한 결국 이걸로 귀결되는 것 같다. 노력이라는 것은 실행을 하긴 한 건데(혹은 안 했는데) 결과가 없는 거고 성과는 어찌 되었던 (남들이 보기엔 노력을 덜하게 보여도)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이 방법 저 방법 다 해보는 거다.


그래서 1월 한 달을 살아보고 느낀 교훈은...


실행을 시작했으니 다음 스텝으로 작은 것이라도 결과를 내 볼 것.

결과를 내는 방향으로 행동을 수정해 나가자.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평일 저녁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냥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게 놔두는 시간을 가지기. 즉 매일 해야 하는 루틴을 깨는 시간을 가질 것. 하루쯤 쉰다고 루틴이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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