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걷기 (9) : 북촌 투어 참여하기

북촌 이곳저곳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걷

by 세니seny

골목길을 빠져나와 큰길로 가서 도착한 곳은 헌법재판소였다. 뉴스에서만 보던 곳이었는데 신기했다. 그 헌법재판소 안에 볼 것이 있다고 해서 들어가려고 했는데 경비원이 안에서 무슨 행사를 한다고(결혼식인 듯) 못 들어가게 했다. 우리는 건물로 들어갈 것도 아니고 단지 밖에서 보고만 갈 건데.


아무튼 가이드님이 뭐라 뭐라 해서 보러 들어가긴 했는데 결국 쫓겨났다. 아무튼 그 안에는 600년 정도 된 흰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무는 한 그루인데 뿌리 쪽부터 꽤 큰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어서 두 그루 같은 느낌이었다.


헌법재판소에서 쫓겨 나와 다시 사거리로 가니 저 아래 현대 사옥이 보였다. 원래 현대 사옥이 들어오기 전에 휘문고가 있었고 또 그전에 다른 건물이 있었고... 오늘 얘기를 듣다 보니 대부분 그 동네에 있는 건물 자리는 예전엔 뭐가 있었고 또 그전엔 뭐뭐가 있었으며 심지어 조선시대는 뭐뭐뭐 자리였다는 것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정독도서관 쪽으로 이동했다. 정독도서관 입구 쪽에는 서울교육학박물관이라는 아담한 무료 박물관이 하나 있어서 들어갔다. 옛날 교과서나 교실을 재현해 둔 곳이었고 특별전으로 유관순 열사의 선생님인 김란사 선생님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정말 멋진 신여성이었다. 게다가 남편도 멋진 사람!


유관순 열사님의 남편은 부인이 공부한다는 것이 대해서 지원을 해주었고 그런 부인이 유학을 간다고 하니 남편도 같이 따라갔다고 한다. 3.1 운동 지나고 의문사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세상을 너무 앞서가는 것도 인정받지 못하니 참 슬픈 현실이다. 요즘 특히나 여성 인권이나 페미니즘이 부각되고 있는 시대로 가고 있는지라 이런 전시도 참 뜻깊다.


박물관을 나와서 본격적으로 한옥이 모여있는 마을(?)로 향했다. 사람들이 사진 많이 찍기로 유명한 그 길은 그냥 지나쳐서 사람이 없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약간 언덕진 곳으로 올라가서 한옥 지붕도 내려다보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 돌아내려 오던 길은 예전에 친구들이랑 왔을 때 가본 적이 있던 곳 같았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저 멀리 인왕산과 북악산이 잘 보였다.


능선은 초록빛에서 붉은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 아직 단풍이 완연하진 않았지만 가을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옆길로 빠져서 계단으로 내려왔다. 다시 골목골목을 빠져나갔고 무한도전에 나왔던 그 목욕탕 건물도 구경했고 그 뒤편으로는 웬 우물 자리가 하나 있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에 나왔던 그 일본 우물같이 생겼다. 그리고 조금 걸어가니 국립현대미술관 건물이 나왔다. 저 앞으로는 경복궁이 보였고, 미술관 앞 풀밭에 누워있을 수 있다고 했다. 미술관은 들어가지 않고 공식적인 투어는 여기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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