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부 역사를 되짚어보다 (3)

정기후원 외 일시적인 후원 기록기

by 세니seny
1. <나눔의 집> 기부 : 위안부 할머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정기기부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2건이고 그 외에 비정기로 기부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광주에 위안부 할머님들이 모여 사는 나눔의 집이다. 드라마를 안 보던 내가 어느 드라마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 드라마의 배경이 1930년대 일제강점기였다. 드라마가 종영한 후, 팬들 중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들께 모금을 해서 전달하기로 했다.


드라마가 끝난 첫 해는 팬들이 아직 많았으니까 성금도 많이 모여서 행사가 잘 진행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계속 흘렀는데도 이 행사가 다음 해, 그다음 해에도 계속 이어졌고 최근까지 10년이 넘게 지속되어 왔다. 처음 기부 모금을 진행할 당시 나는 수입이 없는 대학생이었기에 1만 원, 2만 원 정도를 냈지만 이후에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기부금 금액을 조금 늘리기도 했다.


기부금과 모은 돈으로 산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시간이 되는 몇 명은 모여서 나눔의 집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그동안 기부를 하면서도 한 번도 방문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물론 시간이 안 되는 날도 있었지만 그보다 뭔가 그분들을 직접 만난다는 마음의 무거움도 있었던 거 같다.


그러다 기부한 지 10년째 되는 해, 드디어 마음을 먹고 실제로 방문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우리 회원들이 가면 직접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같이 산책도 하고 그랬다는데 그 사이에 이미 돌아가신 할머님들도 많았다. 그리고 이제는 거동을 못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서 대부분 많이 누워계셨고 건강이 안 좋아 보이셨다.


그런데 그 이후로 나눔의 집 기부금 관련하여 비리사태가 터졌고 실망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결국 할머니들을 이용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그때 사무실에 가서 기부금을 전달하고 만나 뵈었던 사무국장님이나 직원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리가 기부금을 냈을 때는 우리 대신 그런 일을 해주는 것이 고마워서, 할머님들에게 우리가 직접적으로 집을 마련해 주거나 일본의 사과를 받게 해 주거나 그런 걸 할 수는 없으니, 또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가기는 어려우니 그래서 대신 돈을 전달해 드리고 우리 대신 잘해주시기를, 부탁한 것인데 말이다.


기부를 하면서도 항상 걱정되는 문제가 바로 이 지점이다. 돈으로 해결하려는(?) 내가 잘못된 것인가? 그러면 아예 기부를 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래도 분명 좋은 의도로 행동하고 선의를 위해 살아가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곤란해서 제대로 활동을 못하는 사람들이나 단체도 있을 텐데 왜 그걸 투명하게 정산하지 못할까?


그럴수록 이런 단체들이 더 신뢰를 잃고 그 단체만 신뢰를 잃는 게 아니라 관련된 모든 단체가 다 신뢰성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때 동물단체 후원을 중단했는데 끊고 나서야 단체 이름이 다른 곳이란 걸 인지했지만 한번 끊고 나니 재개하기가 쉽지 않았다.


직원들의 인건비나 임대료 등 기본적인 고정비가 있어야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낸 돈이 정말 조금이나마 그 단체의 설립목적에 맞는 일에 쓰이길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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